호주 증권투자위원회(ASIC)가 폐업한 암호화폐 거래소 ACX의 운영사였던 블록체인 글로벌의 전 이사 리앙 '앨런' 궈(Liang "Allan" Guo)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궈는 이사로서의 의무를 수차례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고객 자금을 불법적으로 운용하고 허위 진술을 한 사실 등에 대해 법정에 서게 된다.
호주 금융당국은 5월 28일 발표한 공식 보도자료에서 궈가 ACX 거래소 고객 예치금을 부적절하게 운용했으며, 관련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허위 및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진술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한 회계 장부와 기록도 제대로 유지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블록체인 글로벌은 2016년 중반부터 2019년 12월까지 ACX 거래소를 운영했지만, 이후 고객 자산 인출이 불가능해지면서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2022년 파산관재인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은 고객 예치금을 활용해 암호화폐를 매수한 뒤, 모든 자산을 하나의 펀드로 통합해 운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자금 일부는 사업 대출에도 활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ASIC에 따르면 블록체인 글로벌은 ACX 거래소 투자자로부터 약 2000만 호주달러(약 128억 원)의 무담보 채권을 빚진 것으로 파악된다.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전체 무담보 채권 규모가 5860만 호주달러(약 377억 원)에 달하며, 이 중 2270만 호주달러(약 146억 원)가 ACX 피해 고객의 청구로 조사됐다.
ASIC은 파산관재인의 보고서를 계기로 올해 1월부터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으며, 궈가 ACX 거래소의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해 자신의 주택담보대출 상환에 사용했는지 등의 형사 범죄 여부를 살펴봤다. 이에 따라 그는 한때 출국이 제한됐으나, 2024년 9월 이러한 제재가 해제되자마자 호주를 떠났으며 아직까지 복귀하지 않고 있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한편, ASIC은 별도의 사안으로 핀테크 기업 블록어너(Block Earner)와의 분쟁에서 하급심 판결을 불복해 고등법원에 항소 허가를 요청한 상태다. 해당 판결은 블록어너의 고정 수익 상품이 금융상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규제 당국은 판례상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