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내놓은 이더리움 기반 토큰화 자산 펀드 ‘BUIDL’이 암호화폐 거래소 담보 자산으로 채택되면서, 실물자산 기반 토큰화(RWA) 시장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암호화폐 거래소 크립토닷컴과 더리빗은 최근 블랙록의 BUIDL 펀드를 담보로 인정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BUIDL은 미국 국채 등에 기반한 머니마켓 펀드를 이더리움 네트워크 위에서 토큰화한 디지털 자산이다. 기존 금융의 안정성과 블록체인의 효율성을 결합한 이 펀드는 기관 투자가들의 교차시장 진입을 수월하게 만들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BUIDL 운용 자산 규모는 29억 달러(약 4조 315억 원)로, 2024년 3월 론칭 이후 빠른 성장을 기록 중이다.
Securitize의 최고운영책임자 마이클 손엔샤인(Michael Sonnenshein)은 “토큰화 증권이 스테이블코인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담보 옵션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BUIDL 같은 상품은 실질적인 생산 자본으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통적으로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담보 제공 시 수익률이 낮은 스테이블코인 또는 변동성이 큰 코인을 선택해야 했다. 그러나 BUIDL은 연 4.5%의 수익률을 유지하면서 담보 안정성도 갖춘 만큼, 양 시장 간 자산 운용 전략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더리빗은 앞으로 BUIDL을 활용해 선물과 옵션 거래에서 담보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더리빗 CEO 루크 스트레이어스(Luuk Strijers)는 “우리 플랫폼 사용자의 80~85%는 기관 고객”이라며 “기존 달러 자산을 활용해 수익률을 추구하는 기관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을 통해 RWA 시장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시장 데이터 플랫폼 RWA.xyz에 따르면, 현재 온체인 실물자산 토큰화 규모는 약 240억 달러(약 33조 3,600억 원)로 연초 대비 50% 이상 성장했다. 이 중 BUIDL이 차지하는 비중은 12%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더리움은 토큰화 RWA 분야에서 60%에 달하는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번 조치는 암호화폐와 전통자산의 경계를 허무는 ‘실물자산 토큰화’ 트렌드의 가속화를 의미하며, BUIDL은 향후 크립토 생태계 내에서 담보뿐만 아니라 수익 창출 자산으로도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