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 은행장들과 '디지털화폐·스테이블코인' 규제 논의

| 연합뉴스

은행장들 앞에 화폐의 미래가 놓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주요 은행장들과 만나 디지털화폐 실험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규제 방향 등을 놓고 머리를 맞댄다.

23일 열리는 은행연합회 정례 이사회 이후 만찬 자리에 이 총재가 참석해 현재 진행 중인 디지털화폐 프로젝트 '한강'과 함께 스테이블코인 이슈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과 함께 지난 4월부터 디지털화폐 실거래를 실험 중이다. '프로젝트 한강' 1단계를 통해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의 기능과 활용 가능성 등을 테스트 중이며, 올 연말 2단계 실험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때는 송금 기능이 더해지고, 디지털 바우처 지급 대상과 프로그램이 확대된다.

관심을 끄는 또 다른 화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은 핀테크 등 비은행권에도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입법을 추진 중이지만, 이 총재는 이에 신중한 입장이다.

이 총재는 스테이블코인이 본질적으로 화폐의 대체 수단이라며, 중앙은행이나 규제 가능한 은행을 통해 점진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비은행 기관에 발행을 허용할 경우 통화정책에 혼선을 초래하고, 자본규제 회피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은행권 역시 스테이블코인이 디지털 결제 비용 절감, 신사업 기회 창출 등 긍정적인 면이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예금 이탈이나 수익성 훼손 같은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구조적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이번 회의에서는 소상공인과 취약 계층의 채무를 정리하기 위해 추진 중인 배드뱅크 설립 논의도 함께 다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