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IPA “가상자산 지분 규제, 리스크 해법 아냐... 업계 자정과 신뢰 회복이 우선”

| 토큰포스트

(사)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KBIPA, 이사장 김종원)는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AMC타워에서 ‘2026년도 제1차 KBIPA Web 3.0 리더스 포럼 및 디지털자산 TF 모임’을 개최하고, 최근 발생한 빗썸 사태에 대한 해법과 디지털자산 시장의 리스크 거버넌스 방향을 논의했다.

이번 포럼은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발생한 대규모 오지급 사고인 ‘빗썸 사태’를 계기로, 금융위원회가 추진 중인 대주주 지분 규제(15~20%)의 실효성을 점검하고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 이동기 센터장 -“빗썸 60조 사고는 성장통... 성장통을 넘어 신뢰자본 구축의 계기로”

기조 발제를 맡은 이동기 박사(KBIPA GRC 센터장, 전 딜로이트컨설팅 파트너)는 빗썸 사태를 “디지털자산 시장이 커가는 과정에서 겪는 불가피한 성장통”으로 정의했다.

이 센터장은 “전통금융권 역시 수많은 사고를 거치며 시스템을 보완하고 현재의 신뢰를 쌓아왔다”며, “지금은 강제적인 지분 규제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크립토 업계가 시스템을 보완하고 리스크 거버넌스를 바로 세우는 골든타임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경영진의 인식 변화를 촉구하며,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경영진 스스로가 단기적인 이익을 쫓기보다 ‘지속가능한 신뢰 자본’을 구축하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한다”며, “이러한 신뢰가 확보되어야만 향후 스테이블코인 확산 등 전통금융과의 원활한 협업과 안전한 사업 운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제언했다.

■ 조진석 대표, “제도화의 핵심은 기술이 아닌 ‘신뢰의 시스템화’”

토론의 좌장을 맡은 조진석 한국디지털에셋(KODA) 대표는 디지털자산의 제도권 안착을 위한 근본적인 시각 교정을 주문했다.

조 대표는 “디지털자산의 제도화는 곧 ‘신뢰의 제도화’를 의미한다”며, “블록체인 기술이 투명성을 제공할지라도, 시장 전체의 신뢰는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내부통제, 보안체계, 인적 관리, 감사 대응 등 종합적인 관리·통제 프레임워크를 통해 비로소 완성된다”고 역설했다. 조 대표는 “회계법인 등을 통한 폭넓은 컨설팅을 통해 업계 스스로 불신을 걷어내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빗썸 사고가 기술적 오류보다는 관리적 경험 부족에서 기인했다는 분석과 궤를 같이한다.

■ 패널 토론, “과잉 규제 경계하고 ‘업계 표준 체크리스트’로 내실 다져야”

이어진 토론에서 법률 전문가들은 정부가 추진 중인 강제적인 대주주 지분 규제(15~20%)가 사고의 본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균형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TF 자문위원인 차상진 법률사무소 비컴 변호사는 “전통금융권에서 금융 사고가 발생했다고 해서 지분 규제를 단행하는 사례는 없다”며, “빗썸 사고 이후 거래소 지분 규제에 나선 것은 굉장히 우려스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차 변호사는 “빗썸이 사고 이후 기존 금융권과 비교해도 신속하게 수습에 나선 만큼, 업계의 자정 노력을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규제 만능주의를 경계했다.

이어 법무법인 디엘지의 김동환 변호사는 규제의 방향이 ‘지배구조’가 아닌 ‘실무적 시스템’에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가상자산 거래소의 내부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 수준은 금융기관의 지분취득 규정과 무관하게 달성 가능하다”고 전제하며, “현재도 금융정보분석원(FIU) 등 당국의 엄격한 감독과 실명입출금 계정을 제공하는 은행들의 정기적 실사를 통해 컴플라이언스 감독이 상당 부분 이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단순히 특정 자산 내역을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거래소의 컴플라이언스 전반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김 변호사는 “전문가가 전체 시스템에 대해 완벽을 보장하는 것에는 리스크가 따르지만, 업계가 자체적으로 특정 체크리스트를 개발하고 이를 표준화해 나간다면 실무적인 내부통제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KBIPA 디지털 배지’ 소개와 인공지능경영시스템(ISO/IEC 42001) 인증 제도에 대한 발표도 함께 진행됐다.

김종원 KBIPA 이사장은 폐회사를 통해 “2026년은 디지털자산이 제도권 금융의 한 축으로 당당히 안착하는 원년이 되어야 한다”며, “최근의 진통을 계기로 우리 업계가 규제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신뢰의 표준’을 만들어가는 주도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협회는 현장의 목소리가 담긴 실효성 있는 정책 대안을 지속적으로 제시하여, 블록체인 산업이 국가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입법과 제도 개선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