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화 거래소(CEX)가 주도해 온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 시장에서 탈중앙화 거래소(DEX)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가상자산 현물과 파생상품 시장 모두에서 DEX의 점유율이 2년 새 눈에 띄게 상승하며 기존 대형 CEX들을 위협하는 모양새다.
10일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코인게코(CoinGecko)가 발간한 '2026 CEX 및 DEX 거래 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DEX의 현물 거래 시장 점유율은 2024년 1월 6.9%에서 올해 1월 13.6%로 2년 만에 두 배가량 늘어났다. 현물 거래량 자체도 958억 달러에서 2,312억 달러로 크게 뛰었다.
무기한 선물(Perpetuals) 시장에서의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지난 2년간 전체 가상자산 선물 거래량이 75% 증가한 가운데, 선물 DEX의 거래량은 무려 8배나 폭증했다. 이에 따라 전체 선물 시장 내 DEX의 점유율은 2.0%에서 10.2%로 5배 확대됐다.
이러한 성장은 주요 거래소 순위 변동으로도 이어졌다. 팬케이크스왑(PancakeSwap)과 유니스왑(Uniswap)은 누적 현물 거래량에서 비트겟, OKX, 코인베이스, 업비트 등 주요 CEX를 제치고 글로벌 상위 10대 현물 거래소에 이름을 올렸다.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역시 DEX 중 유일하게 상위 10대 선물 거래소에 진입했다.
다만, 전반적인 시장의 패권은 여전히 CEX가 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월 1조 달러 이상의 현물 거래가 CEX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글로벌 현물 및 선물 시장 점유율 1위는 압도적인 거래량을 기록한 바이낸스(Binance)가 수성했다. 현물 시장에서는 바이낸스에 이어 MEXC, 바이비트(Bybit)가 2, 3위를 기록했고, 선물 시장에서는 바이낸스, OKX, MEXC 순으로 집계됐다.
가상자산 상장 기조에서는 거래소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최근 13개월간 MEXC와 게이트(Gate)가 각각 1,200개 이상의 가장 많은 토큰을 상장하며 활발한 유동성 공급에 나선 반면, 업비트와 크립토닷컴, OKX 등은 같은 기간 100개 이하의 토큰을 상장하며 보수적인 접근을 취했다. 코인게코는 "동기간 2,400만 개 이상의 신규 토큰이 생성된 것을 감안하면, 가장 상장에 적극적인 CEX조차 전체 토큰의 0.01%만을 선별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보안 리스크도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최근 1년여간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발생한 해킹 및 탈취 피해액은 24억 달러(약 3조 1,600억 원)를 넘어섰다. CEX의 경우 주로 사회공학적 기법이나 피싱에 의한 개인키(Private Key) 유출 피해가 컸고, DEX는 스마트 컨트랙트 취약점이 주된 공격 대상이 됐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DEX의 인프라가 성숙해지며 과거 '디젠(Degen·고위험 선호 투자자)'의 전유물에서 벗어나 대중적인 거래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거래소들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경쟁뿐만 아니라, 오라클 조작 방지 등 내부 보안 메커니즘을 강화하는 데 더욱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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