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은행과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도입을 더 이상 검토가 아닌 실행 단계로 옮기고 있다. 토러스(Taurus)의 라민 브라히미 공동창업자 겸 매니징 파트너는 규제 명확성이 확보되면서 유럽 내 금융사들이 인프라 파트너를 직접 고르는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13일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가상자산시장법(MiCA)’이 분절된 국가별 규제를 하나로 묶으며 이 흐름을 앞당기고 있다.
18개월 전만 해도 대부분의 논의는 스테이블코인의 개념과 위험성을 설명하는 수준에 머물렀지만, 지금은 이사회 승인까지 마친 기업들이 실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브라히미는 “디지털 자산을 기존 은행 체계 밖이 아니라 안으로 넣어야 한다는 결론에 유럽의 엄격한 금융기관들이 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요를 이끄는 쪽은 기업의 재무 부서다. 기존에는 결제와 정산이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자금 이동 속도를 높이고 비용을 줄이며 은행 영업시간 밖에서도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브라히미는 고객들이 더 나은 정산과 유연성, 국경 간 자금 이동 효율을 요구하기 시작하면 논의가 훨씬 현실적으로 바뀐다고 설명했다.
실제 유럽 금융권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클리어뱅크 유럽(ClearBank Europe)은 네덜란드에서 최초로 MiCA에 따른 가상자산서비스사업자 승인을 받았고, ING, 유니크레딧, 카이샤뱅크, BBVA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은 유럽 전역에서 규제 준수형 온체인 결제와 정산을 목표로 하는 ‘키발리스(Qivalis)’를 추진 중이다.
프랑스의 소시에테 제네랄(Societe Generale)은 스테이블코인을 국경 간 결제, 온체인 정산, 외환거래, 현금 관리에 맞춰 배치하고 있으며, 또 다른 프랑스 은행 오도 BHF(Oddo BHF)도 MiCA에 부합하는 유로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했다. ING, 유니크레딧, BNP 파리바가 포함된 또 다른 은행 컨소시엄은 2026년 하반기 스위스프랑 스테이블코인도 준비하고 있다.
결제 플랫폼 페이비스(Paybis)의 콘스탄틴 바실렌코 공동창업자 겸 최고사업개발책임자는 유럽에서 호환 가능한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뚜렷하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2025년 10월부터 2026년 3월까지 EU 내 USDC(USDC) 거래량은 약 109% 증가했고, 전체 스테이블코인 활동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약 13%에서 32%로 뛰었다.
그는 같은 기간 유럽의 스테이블코인 매수 규모가 매도 규모보다 5~6배가량 컸으며, 평균 거래 규모도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보다 15~35% 컸다고 설명했다. 이는 개인 투자보다 운전자금, 정산, 사업 목적의 흐름이 더 크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체인어낼리시스(Chainalysis)는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이 2025년 약 28조달러에서 2035년에는 719조달러까지 늘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다 공격적인 시나리오에서는 최대 1500조달러까지 커질 수 있으며, 이는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인프라의 핵심으로 자리 잡는 경우를 가정한 수치다.
원달러환율이 1달러당 1488.40원 수준까지 올라온 가운데, 유럽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스테이블코인 활용은 단순한 암호화폐 수요를 넘어 기업 자금 운용의 새 표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