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컨센서스 2026’에서 에이브(AAVE)가 디파이(DeFi) 역사상 최대 규모 해킹 이후 담보 평가 체계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단순 가격 변동성을 넘어 ‘시스템 리스크’까지 반영하는 새로운 기준이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평가다.
에이브 랩스의 법률 및 정책 총괄 린다 쟁(Linda Jeng)은 이번 개편의 핵심으로 기존 리스크 평가 방식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동안은 주로 가격 변동성과 유동성 등 ‘금융 리스크’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앞으로는 상호운용성, 사이버 보안 취약성, 자산 구조 전반까지 포함하는 다층적 평가가 적용된다.
그는 4월 발생한 켈프다오(KelpDAO)의 리스테이킹 토큰 rsETH 사태를 주요 계기로 꼽았다. 당시 공격자는 크로스체인 브리지를 악용해 약 11만6500개의 무담보 rsETH를 발행했고, 이는 약 2억9300만 달러(약 4,297억 원) 규모에 달했다. 이후 해당 자산을 에이브(AAVE)에 담보로 예치해 실제 랩드 이더리움을 대출받으면서, 프로토콜에는 막대한 불량 채무가 남았다.
에이브(AAVE)는 앞으로 상장되는 모든 자산에 대해 기술 구조와 보안 리스크를 포함한 ‘확장된 평가 프레임워크’를 적용한다. 특히 서로 다른 프로토콜 간 연결 구조까지 분석해, 특정 자산의 문제가 디파이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사전에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쟁은 “이전에는 개별 풀 단위로 리스크를 분석했지만, 이제는 디파이 전체 생태계의 연결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에이브는 자산 발행자를 위한 공식 가이드라인, 이른바 ‘플레이북’도 공개할 예정이다. 이는 프로토콜 상장을 위한 최소 기준을 명문화한 것으로, 프로젝트의 기술 안정성과 보안 수준을 사전에 검증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사건은 전통 금융위기와 다른 방식으로 해결됐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쟁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규제기관에서 근무한 경험을 언급하며 “당시에는 정부가 은행을 구제해야 했지만, 이번에는 업계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리도, 이더파이(EtherFi), 에테나(ENA) 등 주요 프로젝트들은 ‘디파이 유나이티드(DeFi United)’라는 공동 대응 이니셔티브를 구성해, 담보 부족분을 보전하고 추가적인 부실 확산을 막는 데 나섰다.
쟁은 “위기는 기준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된다”며 “이번 사건을 통해 디파이의 리스크 관리 수준이 한 단계 진화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개편은 단순한 내부 정책 변화에 그치지 않고, 디파이 전반의 ‘담보 자산 기준’을 재정의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특히 크로스체인과 리스테이킹 구조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에이브(AAVE)의 접근 방식이 새로운 시장 기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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