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협력 중인 토큰화 기업 시큐리타이즈(Securitize)가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앞두면서, ‘RWA 토큰화’ 산업이 본격적인 제도권 진입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큐리타이즈는 6월 29일 칸토르 에쿼티 파트너스 II와의 합병을 주주 승인으로 마무리하고, 7월 2일부터 티커 ‘SECZ’로 NYSE에서 거래를 시작한다. 합병은 6월 30일 최종 완료되며, 약 4억 달러(약 6,202억 원)를 조달하고 기업 가치는 12억5,000만 달러(약 1조 9,382억 원)로 평가됐다. 이는 미국 주요 거래소에 상장하는 최초의 ‘토큰화 인프라’ 기업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2017년 설립된 시큐리타이즈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록 브로커딜러, 트랜스퍼 에이전트(명의개서 대행), 펀드 관리자, ATS(대체거래시스템) 운영 자격을 모두 갖춘 ‘규제 기반’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유럽에서도 DLT 파일럿 규제 체계 승인을 확보하며 글로벌 확장 기반을 마련했다.
이 같은 라이선스 구조는 경쟁사 대비 ‘진입 장벽’으로 평가된다. 벤치마크 에쿼티 리서치는 이달 초 시큐리타이즈에 ‘매수’ 의견과 목표가 16달러를 제시하며, 규제 승인 기반 사업 모델을 핵심 경쟁력으로 꼽았다.
특히 블랙록이 운용하는 토큰화 머니마켓 펀드 ‘BUIDL’은 시큐리타이즈 플랫폼에서 운영되며, 총 예치 자산(TVL)이 30억 달러(약 4조 6,518억 원)를 넘어섰다. 이외에도 아폴로, KKR, 해밀턴레인, 반에크 등 주요 기관들이 고객사로 참여하고 있다.
이번 합병 구조에서 주목할 부분은 환매율이다. 칸토르 에쿼티 파트너스 II의 클래스 A 주주 중 30% 미만만이 환매를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SPAC 신탁 자금의 71% 이상이 유지됐다.
이는 최근 SPAC 시장에서 환매율이 80~90%를 넘는 경우가 일반적인 흐름과 대비된다. 기관 투자자들이 단순 차익 실현 대신 ‘잔류’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시큐리타이즈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또한 2억2,500만 달러 규모 PIPE(사모 투자)는 초과 청약을 기록했다. 2026년 중반이라는 시점에서 토큰화 인프라 기업에 대한 초과 수요가 발생했다는 점은 ‘실수요 기반’ 자금 유입으로 평가된다.
재무적으로도 2026년 1분기 매출은 1,950만 달러(약 302억 원)로 전년 대비 39% 증가하며, 초기 단계 기업을 넘어선 성장 흐름을 입증했다.
RWA 토큰화 시장 역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주요 15개 프로토콜 기준, 시장 규모는 지난 1년간 95억5,000만 달러에서 218억4,000만 달러로 약 128% 성장했다. 더 넓은 기준에서는 온체인 RWA 시장이 약 320억 달러 수준으로 추산된다.
시큐리타이즈는 이 시장 내 여러 인프라 기업 중 하나지만, ‘상장사’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공개시장 자본을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며 산업 내 영향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NYSE와의 협력도 주목된다. 시큐리타이즈는 온체인 결제와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24시간 토큰화 주식·ETF 거래 플랫폼’ 구축을 위해 NYSE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 트랜스퍼 에이전트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는 SECZ가 단순 상장 기업을 넘어, 전통 자본시장 인프라 내부에 직접 연결되는 드문 사례로 평가된다.
7월 2일 첫 거래는 토큰화 인프라 기업에 대한 ‘시장 가격’을 형성하는 첫 기준점이 된다. 벤치마크의 목표가 16달러가 참고 지표로 작용하겠지만, 실제 주가는 일반 주식 투자자들의 평가가 반영되며 결정될 전망이다.
향후에는 자본 활용 계획, 토큰화 증권 확대 전략, 추가 기관 파트너십 등이 핵심 지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시큐리타이즈는 RWA 토큰화 시장의 총 잠재 규모를 19조 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결국 이번 상장은 ‘사업의 현실성’을 넘어 ‘밸류에이션의 정당성’을 검증받는 출발점이다. RWA 토큰화와 시큐리타이즈를 둘러싼 본격적인 시장 평가가 이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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