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에서 ‘토큰화 자산 시장의 절반이 정체됐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실제로는 자산 설계 방식이 다른 토큰까지 한데 묶어 본 결과일 수 있다는 반론이 힘을 얻고 있다. 핵심은 거래가 거의 없는 22억달러 규모의 JMWH처럼, 애초에 매매용이 아니라 정산·기록용으로 만들어진 토큰이 시장 통계에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JMWH는 지난 1월 13일 XRP 레저에서 발행된 토큰으로, 아르헨티나 전력 생산량 가운데 메가와트시 단위를 대표한다. 발행사인 저스토큰은 계약 체결 시 토큰을 발행하고, 전력이 실제로 전달되면 소각하는 구조를 채택했다. 이 때문에 출시 이후 전송 기록은 한 번도 없지만, 이는 거래 부진이 아니라 설계 목적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JMWH의 가치는 출범 당시 8억6100만달러에서 5월 말 22억달러로 불어났다. 현재 보유자는 19명에 불과하지만, XRP 레저에서 가장 큰 단일 자산이자 네트워크 내 모든 재무상품을 합친 것보다 큰 규모다. 거래소에서 자주 오가는 일반적인 코인과 달리, 이 토큰은 ‘유통’보다 ‘정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논란은 7월 초 공개된 한 연구보고서에서 시작됐다. RWA.xyz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이 보고서는 전 세계 토큰화 실물자산(RWA) 규모가 600억달러를 넘었고, 이 가운데 56%가 주간 전송이 없었다고 분석했다. 이 수치만 보면 토큰화 시장이 지지부진한 것처럼 보이지만, 보고서는 동시에 자산을 ‘분산형 토큰’과 ‘대표형 토큰’으로 나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분산형 토큰은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지갑 간 이동이 가능한 형태이고, 대표형 토큰은 온체인에서 실제 자산을 내부 장부처럼 추적하는 방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시장 중 약 330억달러는 분산형 토큰, 270억달러는 대표형 토큰에 해당한다. 후자의 경우 전송이 적더라도 수요가 약하다는 뜻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같은 시기 솔라나(SOL)에서는 전혀 다른 흐름도 나타났다. 솔라나는 한 달 동안 토큰화 주식 거래량이 34억7000만달러에 달했다고 집계됐고, 이는 전 세계 온체인 주식 거래의 96%에 해당한다. 일일 거래량은 6억8300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결국 시장에 서로 다른 두 데이터가 동시에 존재하는 셈이다. 하나는 전송이 거의 없는 자산을 보여주고, 다른 하나는 기록적인 거래량을 보여준다. 분석가들은 이를 두고 토큰화 시장이 죽었다기보다, 각 자산이 원래 어떤 기능을 맡도록 설계됐는지를 구분해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겉으로 보이는 거래 횟수만으로는 토큰화 시장의 활력을 판단하기 어렵다. XRP 레저의 JMWH 사례처럼 일부 자산은 거래가 목적이 아니라 정산과 감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반면 솔라나처럼 실제 매매 수요가 몰리는 분야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따라서 최근 논쟁은 토큰화 시장이 정말 멈췄는지보다, 어떤 자산은 유통용이고 어떤 자산은 기록용인지 구분하지 않은 채 지표를 해석한 데서 비롯됐다는 쪽에 더 가깝다. 시장은 하나의 흐름으로 움직이기보다, 용도에 따라 전혀 다른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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