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센트럴라이즈드 클라우드 스토리지 기업 스토리지랩스가 챕터11(Chapter 11)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최근 7일 사이 네 번째 크립토 기업 구조조정 사례로, 투자 자금이 인공지능(AI)으로 이동하는 흐름과 맞물려 업계 전반의 ‘자금 경색’을 드러낸다.
스토리지랩스는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북부 연방 파산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이번 절차가 과거 사업에서 발생한 ‘레거시 채무’를 정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서비스 중단 없이 운영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무브먼트 블록체인 개발사 무브먼트랩스도 파산 보호를 신청했고,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멕스와 비트마트는 각각 사업 종료를 발표했다. 일주일 사이 주요 사업자 네 곳이 잇따라 무너지거나 구조조정에 들어간 셈이다.
스토리지랩스는 개인과 기업이 보유한 유휴 저장공간을 임대받아 운영하는 ‘탈중앙화 클라우드 스토리지’ 네트워크를 구축해왔다. 자체 데이터센터 대신 참여자에게 비용을 지급하는 구조다. 지난해 데이터 기업 인베니엄에 인수된 이후, 현재 구조조정 작업에 대한 지지를 받고 있다. 회사는 기존 인수 자산과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는 과정도 병행 중이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디렉터 칼로얀 라에프는 “현재 사업 구조 자체는 ‘적정 규모로 안정적’이지만 과거의 채무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스토리지(STORJ) 토큰 가격은 약 16% 하락해 0.06달러(약 88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하루 거래량은 약 2000만 달러(약 293억 원)로, 시가총액 약 2700만 달러(약 396억 원)에 육박하며 사실상 전체 유통량이 하루 만에 거래된 셈이다.
해당 토큰은 지난 1년간 79% 하락했으며, 2021년 3월 최고가 3.81달러 대비 98% 급락한 상태다. 시장 신뢰 약화와 유동성 이탈이 동시에 나타난 결과로 해석된다.
눈에 띄는 점은 구조조정안에 토큰 보유자에 대한 ‘지분 배분’ 조항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챕터11 절차에서 토큰 보유자는 법적 권리가 없고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 사례는 이례적인 구조로 평가된다.
비트멕스는 지난 7월 23일 운영 종료를 발표했다. 한때 파생상품 시장을 선도했던 이 거래소는 최근 일일 거래량이 약 40만 달러(약 5억 8천만 원) 수준까지 급감했으며, 자체 토큰 BMEX는 90% 이상 하락했다.
모회사 HDR 글로벌 트레이딩은 “자산이 부채를 초과해 지급불능 상태는 아니다”라며 약 2억 달러(약 2937억 원)에 이르는 규제 벌금과 매각 실패 이후 전략적 재검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비트마트 역시 신규 입금과 거래를 즉시 중단하고, 8월 26일 모든 거래 종료, 2027년 1월 완전 폐쇄를 예고했다. BMX 토큰은 해당 발표 이후 58% 하락했다.
무브먼트랩스는 메타(구 페이스북)가 개발한 ‘무브(Move)’ 언어 기반 이더리움 레이어2 프로젝트였으나, 지난해 12월 MOVE 토큰 출시 이후 프로젝트가 흔들리며 결국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최근 시장에서는 투자 자금과 관심이 빠르게 인공지능 분야로 이동하고 있다. 이로 인해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수익 구조가 불안정한 크립토 기업들은 신규 자금 유치와 매각 모두 어려워진 상황이다.
결국 이번 연쇄 구조조정은 단순한 개별 기업 문제가 아니라, 시장 내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자금이 줄어든 환경에서 생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입증하지 못한 프로젝트는 점점 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