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체인(KiiChain)이 신흥시장 외환과 국경 간 결제를 겨냥한 온체인 정산층으로 누적 거래액 5억 달러(약 7070억원)를 넘겼다. 달러 스테이블코인과 각국 현지 통화 스테이블코인을 한 체인에서 연결해 은행 영업시간 밖에도 환전과 결제를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타이거리서치(Tiger Research)는 키체인 분석 글에서 이 프로젝트가 기존 외환 중개를 없애기보다 흩어진 유동성과 실행 주체를 하나의 결제층으로 모으는 방식에 가깝다고 봤다. 키체인 공식 문서도 키체인을 테더(USDT)와 유에스디코인(USDC) 같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유동성을 신흥국 현지 통화 시장과 연결하는 온체인 외환 계층으로 설명한다.
문제의식은 전통 외환 결제의 시간차에 있다. 은행 영업시간, 국가별 규제, 외화 계좌 확인, 최종 정산 절차가 겹치면 국경 간 송금과 기업 간 결제는 지연된다.
신흥시장 통화는 이 마찰을 더 크게 겪는다. 달러 유동성이 얇은 시장에서는 거래 규모를 흡수하기 어렵고, 환전 비용과 정산 시간이 함께 늘어날 수 있다.
키체인의 구성은 △KiiChain App △Kii Oracle △RWA 프로토콜 △KiiChain Pay 네 갈래다. 앱은 환율 제시와 거래 실행을 맡고, 오라클은 외부 가격 데이터를 체인 안으로 가져오며, RWA 프로토콜은 실물자산 토큰화를 다룬다.
KiiChain Pay는 법정화폐 입출금과 체인 위 자산 이동을 연결하는 통로다. 입금과 출금, 외환 스왑, 탈중앙화거래소 스왑을 하나의 API로 묶는 구조지만 법정화폐가 오가는 구간은 외부 사업자와 규제 절차에 기대야 한다.
공식 문서에서 확인되는 제약도 분명하다. 키체인은 온·오프램프 기능이 적용 법률이 허용하는 지역에서만 제공되며, 필요한 경우 인가 발행사와 유통사를 통해 제공된다고 밝혔다.
이용자는 적용 가능한 고객확인(KYC)과 자금세탁방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온체인 구조가 결제 속도를 높일 수 있어도 규제와 신원 확인 절차를 없애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타이거리서치는 외환 결제 과정의 8개 단계 가운데 완전히 사라지는 단계는 3개에 그치고, 나머지 5개는 실행 주체와 명칭만 바뀐다고 지적했다. 이 해석은 키체인의 위치를 중개 제거보다 기존 비효율 정리에 가깝게 본다.
키체인이 공개한 출발선도 아직은 제한적이다. 회사는 누적 온체인 거래액이 5억 달러를 넘었고, B2B2C 기업 고객은 약 350곳, 이용자는 35만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이용자 증가율은 월 약 10%로 제시됐다.
자금 조달 규모는 2600만 달러(약 368억원)다. 투자자에는 님버스캐피털(Nimbus Capital)이 포함됐다.
다만 제품 로드맵의 일부는 아직 진행 단계다. 온체인 외환과 비수탁 구조, 크로스체인 스왑은 가동 항목으로 제시됐지만 온체인 직불카드, 50개국 이상 결제망, 수익 금고, 무담보 신용, 미국 가상계좌, AI 외환 정산은 출시 예정 항목으로 분류됐다.
국내 독자에게 이 사안은 스테이블코인이 거래자산을 넘어 외환·송금 인프라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비슷한 흐름은 다른 외환형 스테이블코인 인프라에서도 나타난다. 결제 수요와 통화 간 환전 계층을 블록체인에서 연결하려는 시도는 이어지고 있다.
결국 키체인 사례의 쟁점은 블록체인이 외환시장을 대체할 수 있느냐가 아니다. 은행 영업시간 밖에도 결제와 정산을 이어가게 만들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위에 충분한 현지 통화 유동성과 마켓메이커를 실제로 모을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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