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테린, 이더리움 로드맵 우선순위 재정렬

| 이도현 기자

이더리움(ETH) 장기 로드맵에서 양자 안전과 프라이버시, 프로토콜 경량화의 비중이 커졌다. 단기 가격 재료보다 개발 우선순위를 다시 배열한 기술 업데이트에 가깝다.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 이더리움 공동창업자는 8월 10일 X에서 2023년 로드맵 도표와 현재 스트로맵(Strawmap)을 겹쳐 비교한 자료를 공개했다. 그는 두 로드맵의 큰 틀은 많이 겹치지만 일부 과제의 순서가 바뀌고, 일부 과제는 뒤로 밀렸으며, 일부는 더 나은 구조로 대체됐다고 설명했다.

가장 뚜렷한 변화는 양자 안전의 우선순위 상향이다. 부테린은 검증 가능 지연 함수(VDF)와 여러 이더리움가상머신(EVM) 개선 과제는 낮은 우선순위로 밀렸다고 밝혔다. 기존 버클(Verkle) 구조는 통합 바이너리 트리와 PBT로 이어지는 흐름으로, 상태 만료는 새 상태 유형으로 대체되는 방향으로 정리됐다.

이번 업데이트는 이더리움 장기 로드맵에서 양자 안전의 비중이 높아졌다는 앞선 본지 보도와 같은 흐름에 있다. 새 로드맵은 2023년 도표에 없던 항목도 더했다. 부테린은 △강한 프라이버시 △포스트양자 환경의 확장 △사양 경량화 △블롭과 가스 선물 △네이티브 롤업 △EVM의 장기 설계 공간을 새 변화로 꼽았다.

프라이버시 항목에는 키드 논스(keyed nonces), 최근 루트(recent roots), FOCIL의 일부 요소, 린 프라이버시 풀(lean privacy pool), 웜홀(wormholes)이 포함됐다. 이는 프라이버시를 애플리케이션 기능에 맡기는 데 그치지 않고 프로토콜 설계 단계에서 다루려는 방향으로 풀이된다.

확장성 논의도 포스트양자 환경을 전제로 바뀌었다. 부테린은 린스핑크스(leanSPHINCS) 서명과 집계, zkzk 프레임을 언급했다. zkzk 프레임은 포스트양자 서명과 STARK 집계를 함께 다루는 제안으로, 이더리움 매지션스에서 EIP-8288로 논의되고 있다.

프로토콜 경량화도 핵심 축으로 올라섰다. 부테린은 현대 인공지능(AI) 도구가 있어야 전체 사양의 형식검증이 가능하다고 봤다. 형식검증은 프로그램이나 프로토콜이 설계한 조건대로 작동하는지 수학적으로 확인하는 절차다.

이더리움은 기능이 늘어날수록 구현과 검증의 부담도 커진다. 이번 로드맵에서 경량화가 강조된 것은 복잡한 기능을 더하면서도 보안성을 유지하려면 사양 자체를 줄이고 검증 가능한 구조로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부테린은 STARK와 AI 보조 형식검증을 프로토콜의 핵심 도구로 다루겠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특히 재귀 STARK가 여러 계층에서 쓰이고, 특정 원시 기능이 실행 계층(EL), 합의 계층(CL), 데이터 계층(DL)에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티브 롤업도 새 항목으로 제시됐다. 부테린은 2023년에는 SNARK가 이를 고려할 만큼 성숙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로드맵에서는 영지식증명 기술의 성숙을 바탕으로 롤업을 프로토콜에 더 가깝게 붙이는 방향이 논의되고 있다.

새 상태 유형은 단순히 상태 만료를 대체하는 항목으로만 제시되지 않았다. 부테린은 이것이 이더리움 확장 방식 자체를 다르게 보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모든 활동을 같은 방식으로 최대한 확장하기보다, 더 엄격한 속성을 가진 전용 메커니즘을 만들어 토큰 전송과 교환, 향후 프라이버시 프로토콜 같은 고부하 영역을 처리하려는 접근이다.

EVM의 미래도 열린 과제로 남았다. 부테린은 zkzk 프레임이 프로토콜이 EVM이 아닌 명령어 집합 구조(ISA)를 사용자에게 노출할 수 있음을 뜻한다고 밝혔다. 현재 후보로는 린ISA(leanISA)와 리스크파이브(RISC-V)가 거론됐다.

그는 이 구조가 EVM보다 단순하고 현대적이며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EVM을 새 명령어 집합 위의 중간 표현으로 둘지, 기초 프로토콜의 고정 기능으로 유지할지는 스트로맵에서도 더 깊은 탐색이 이른 단계라고 밝혔다.

이번 내용은 확정된 업그레이드 일정이 아니라 개발 우선순위의 재배열이다. 실제 반영에는 연구, 제안, 검증, 클라이언트 구현, 네트워크 합의가 필요하다. 이더리움 생태계에 미칠 영향은 각 항목이 구체적인 개선안과 배포 일정으로 이어지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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