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9만달러 지갑 손실, 약한 복구 문구가 불렀다

| 김민준 기자

암호화폐 이용자들이 예측 가능한 복구 문구 때문에 최소 569만922달러(약 79억원)를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갑 화면이나 전송 과정이 아니라, 지갑이 처음 만들어질 때 쓰인 난수 생성 경로가 문제였다는 분석이다.

블록체인 보안업체 코인스펙트(Coinspect)는 일 블룸(Ill Bloom) 조사에서 CryptoJS의 약한 난수 생성 구현이 일부 소프트웨어 지갑의 복구 문구 생성 경로에 쓰였고, 공격자가 이를 바탕으로 여러 네트워크의 자산을 빼낸 것으로 분석했다고 밝혔다. 이 취약점은 CVE-2026-71851로 추적되고 있다.

코인스펙트가 7월 13일 기준 감시한 집합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트론(TRX), 루트스톡(Rootstock), 폴리곤(POL) 등 5개 네트워크에서 온체인 활동이 있는 2114개 시드였다. 첫 번째 드레인은 5월 27일 확인됐고, 431개 계정에서 약 314만968달러(약 44억원)가 빠져나갔다.

두 번째 드레인은 5월 30일부터 7월 13일까지 이어졌다. 이 기간 522개 시드에서 254만9954달러(약 35억원)가 이동했고, 두 차례 드레인을 합친 하한 손실액이 569만922달러로 정리됐다.

피해가 커진 이유는 복구 문구가 충분히 무작위로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GitHub 보안 권고는 취약한 CryptoJS.lib.WordArray.random() 구현이 128비트 또는 256비트 엔트로피 요청을 실제로는 약 2^39, 2^47 수준의 검색 공간으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복구 문구는 지갑 접근권을 되살리는 12~24개 단어다. 이 단어들이 충분한 무작위성을 바탕으로 만들어져야 공격자가 후보를 계산할 수 없지만, 검색 공간이 줄어들면 오프라인 계산과 공개 블록체인 주소 대조만으로도 자산 접근 가능성이 생긴다.

코인스펙트가 확인한 영향 지갑은 RRWallet, Bexo Wallet, NanChat, Bitcoin Libre, Milo 등 5개다. RRWallet과 Milo는 서비스가 중단돼 수정 경로가 없고, Bexo Wallet은 20.1.0, NanChat은 1.3.0, Bitcoin Libre는 버전 4에서 수정됐다고 코인스펙트는 정리했다.

핵심은 업데이트만으로 이미 만들어진 복구 문구가 강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NanChat은 보안 공지에서 v1.3.0 이전 버전으로 지갑을 만든 이용자는 해당 지갑을 훼손된 것으로 보고 새 지갑으로 자금을 옮기라고 밝혔다.

기존 복구 문구를 다른 앱이나 하드웨어 지갑에 다시 넣는 방식도 해결책이 아니다. 약한 난수로 만들어진 복구 문구라면 보관 장소나 입력 앱을 바꿔도 같은 개인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단일 앱 오류보다 오래된 오픈소스 의존성이 지갑 생성 과정에 남았을 때 생기는 구조적 위험을 보여준다. 공개 소스코드와 의존성을 재사용하는 소프트웨어 지갑 생태계에서는 같은 구현이 여러 앱으로 번질 수 있다.

통상 이용자는 지갑 앱이 정상적으로 설치되고 주소가 만들어지면 보안이 확보됐다고 보기 쉽다. 그러나 자가수탁 지갑의 보안은 개인키가 만들어지는 첫 순간의 무작위성에 크게 좌우된다.

본지는 앞서 [주소 재사용과 개인키 노출 같은 기본 관리 실패가 손실로 이어진 사례](https://www.tokenpost.kr/news/blockchain/390138)를 보도한 바 있다. [엔트로피 결함이 대형 탈취로 이어진 전례](https://www.tokenpost.kr/news/blockchain/387009)처럼 지갑 보안 사고는 거래소 해킹과 다른 경로로도 발생한다.

코인스펙트는 공개 주소 검사기 Unlukey를 내놓고 일 블룸 데이터셋을 조회할 수 있게 했다. 다만 음성 결과는 공개된 집합에서 발견되지 않았다는 뜻일 뿐, 모든 네트워크와 파생 경로의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

이번 사안에서 확인된 하한 손실액은 온체인 분석으로 측정된 범위에 한정된다. 코인스펙트는 일 블룸 사이트, 2차 온체인 분석, GitHub 보안 권고, NanChat 보안 공지를 통해 관련 내용을 공개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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