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추얼스, AI 에이전트 지갑 보안 정책 강화

| 김미래 기자

버추얼스 프로토콜(Virtuals Protocol)이 AI 에이전트 지갑을 겨냥한 프롬프트 인젝션 위협에 대응해 지갑 수준 보안 장치를 강화하고 있다. AI가 외부 입력을 읽고 거래를 실행하는 환경에서는 모델 보안뿐 아니라 실제 자금 집행을 통제하는 구조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크립토브리핑은 버추얼스가 베이스(Base)에서 프로그래머블 에이전트 지갑을 운영하고 솔라나(SOL) 확장 관련 문서를 공개한 가운데 프롬프트 인젝션 위험을 줄이기 위한 보안 정책을 적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롬프트 인젝션은 외부 문서나 메시지에 숨은 지시문이 AI 모델의 판단을 흔들어 이용자가 의도하지 않은 행동을 유도하는 공격 방식이다.

버추얼스가 제시한 대응의 중심은 지갑이다. 버추얼스 공식 보안 페이지는 에이전트 지갑용 월렛 폴리시와 에이전트 지갑 다중인증(MFA) 기능을 공개하고 있다. 월렛 폴리시는 각 에이전트 지갑 서명자가 상호작용할 수 있는 계약과 지갑을 허용목록 방식으로 제한한다.

다중인증은 신규 서명자 추가, 지갑 정책 변경, 개인키 내보내기, 대시보드 수동 출금 같은 민감 작업을 막는 장치로 설명된다. 외부 입력이 모델의 판단을 흔들더라도, 지갑 권한과 출금 절차를 별도 단계에서 제한하겠다는 설계다.

버추얼스의 ACP CLI 문서도 같은 방향을 보인다. 문서는 정책 프리셋으로 ACP_ONLY, DENY_ALL, No Policy를 제시하고, 정책이 서명자에 붙어 서버 측에서 거래마다 집행된다고 적고 있다. 에이전트가 외부 입력을 읽고 판단하더라도 실제 자금 이동은 별도 정책 레이어에서 한 번 더 제한하는 구조다.

이 문제는 단순한 해외 프로젝트 보안 이슈에 그치지 않는다. AI 에이전트가 지갑을 갖고 결제, 거래, 데이터 구매를 수행하는 구조가 확산되면 모델 오류나 악성 입력은 곧바로 온체인 자금 이동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본지도 앞서 제미나이 AI 에이전트에서 권한 상승 공격 경로가 드러난 사례를 전한 바 있다.

베이스 공식 블로그는 2024년 10월부터 2025년 2월까지 버추얼스를 통해 거의 1만6000개 에이전트가 베이스에서 출시됐다고 밝혔다. 또 2026년 5월 29일 기준 최근 30일 동안 x402에서 310만건의 거래와 120만 달러(약 16억5840만원) 규모 가치 이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에이전트 경제가 결제 인프라와 맞물리는 속도가 빨라진 셈이다.

x402는 웹 환경에서 결제 요청과 정산을 연결하는 흐름에서 언급되는 결제 표준이다. AI 에이전트가 API 사용료, 데이터 접근권, 디지털 서비스 비용을 자동으로 처리하려면 지갑과 결제 권한이 함께 움직인다. 이때 한 번의 잘못된 지시가 실제 결제나 토큰 이동으로 이어질 수 있어 지출 한도와 승인 절차가 중요해진다.

보안업계도 프롬프트 인젝션을 별도 위험 범주로 다루고 있다. 오픈AI(OpenAI)는 3월 11일 공개한 글에서 프롬프트 인젝션이 단순한 입력 필터 문제를 넘어 사회공학 공격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격을 완벽히 걸러내는 것보다 공격이 성공하더라도 피해 범위를 제한하도록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는 취지다.

구글(Google) 위협 인텔리전스도 4월 23일 공개 웹에서 간접 프롬프트 인젝션 패턴을 모니터링했다고 밝혔다. 구글은 악성 시도가 데이터 유출과 파괴 명령 같은 형태로 관측됐지만, 대규모 고도화 공격으로 일반화할 단계인지는 더 봐야 한다고 했다.

실제 금전 피해 사례도 나왔다. 지스카드(Giskard)는 2026년 5월 7일 X 이용자가 모스부호 메시지로 그록(Grok)과 Bankr 지갑 시스템을 속여 15만 달러(약 2억730만원) 상당의 DRB 토큰을 이동시킨 사례를 정리했다. 지스카드는 이 사건을 인코딩 기반 프롬프트 인젝션과 과도한 대리 권한이 결합한 사례로 봤다.

버추얼스 복구 문서는 침해 상황을 전제로 한 절차도 따로 둔다. 에이전트 소유자 EOA 지갑이 침해됐고 에이전트 지갑에 자금이 있으면 즉시 자금을 침해되지 않은 지갑으로 옮긴 뒤 공식 디스코드 지원 채널을 통해 에이전트 이전을 요청하라고 안내한다. 이 이전 절차는 보통 최소 2주가 걸린다고 적혀 있다.

국내 거래소와 지갑, 커스터디, 개발 인프라 기업에도 같은 문제가 이어질 수 있다. AI 에이전트와 개발 도구가 내부 문서, 코드 저장소, 고객 지원 시스템, 결제 계정에 연결될수록 접근권 관리와 프롬프트 인젝션 방어가 운영 기준의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크립토 기업의 AI 보안 운영 기준 논의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따라서 이번 사안의 초점은 버추얼스의 단일 기능 출시가 아니라 AI 에이전트 지갑의 설계 원칙이다. 에이전트가 경제 주체처럼 행동하려면 지갑, 허용목록, 지출 한도, 승인 절차, 감사 기록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버추얼스는 월렛 폴리시와 다중인증, 서버 측 정책 집행을 통해 이 위험을 제한하는 구조를 제시하고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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