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캐시(ZEC)가 거래 프라이버시를 블록체인 자체에 넣는 구조를 앞세워 제도권 접근성 확대 단계에 들어섰다. 다만 선택형 프라이버시 구조와 익명집합 규모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지캐시는 투명 주소와 비공개 주소를 함께 제공한다. 비공개 거래에서는 송금자와 수신자, 금액을 숨기고 영지식 증명으로 거래의 유효성만 검증한다. 코인셰어즈는 지캐시의 핵심을 믹서나 애플리케이션 레이어가 아니라 기초 블록체인에 프라이버시를 내장한 구조로 설명했다.
보안 측면에서는 올해 변화가 컸다. 지캐시 공식 문서와 ZIP 257에 따르면 보안 연구자 테일러 혼비는 5월 29일 오차드(Orchard) 실드 프로토콜의 soundness 취약점을 보고했다. 이 취약점은 잔액 위반과 자금 탈취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었다.
커뮤니티에서는 오차드 취약점이 실제로 악용됐다는 증거는 없다는 정리가 나왔다. 다만 실드 풀의 특성상 과거에 악용이 없었다는 사실을 암호학적으로 완전히 입증하기는 어렵다. ‘악용 증거 없음’과 ‘악용 불가능 입증’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지캐시는 7월 28일 블록 높이 342만8143에서 아이언우드(Ironwood) NU6.3 업그레이드를 활성화했다. 지캐시 공식 업그레이드 페이지는 새 실드 풀을 도입하고 기존 오차드 풀을 제한하는 방식이며, 오차드에서 빠져나오는 자금은 턴스타일을 거쳐 아이언우드로 이동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번 업그레이드는 유통 공급량의 무결성을 독립적으로 검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관 접근성은 그레이스케일의 상품 출시로 넓어졌다. 그레이스케일은 8월 25일 뉴욕증권거래소 아르카에서 지캐시 현물 가격에 노출되는 상장지수상품 ZCSH 거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ZCSH를 지캐시에 직접 노출되는 세계 최초의 상장지수상품으로 소개했다. 이는 앞서 지캐시 ETF 거래 시작으로 제도권 상품화 가능성이 시험대에 오른 흐름의 후속 전개다.
ETF 유입도 확인됐다. 더블록은 9월 4일 기준 ZCSH 출시 이후 최소 3440만달러(약 463억원)의 순유입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지캐시는 장중 1023달러까지 올랐다. 다만 상품으로 유입된 자금과 지캐시 네트워크에서 실제로 프라이버시 기능을 사용한 규모는 별개의 지표다.
온체인 수치도 지표별로 나눠 봐야 한다. 제트스탯츠는 2026년 9월 7일 18시32분(UTC) 기준 발행된 1692만 ZEC 가운데 약 487만6074 ZEC가 실드 풀에 있다고 표시했다. 공급량 기준 실드 비중은 28.8%였고, 같은 시각 가격은 1168.13달러(약 157만원)로 표시됐다.
거래 비중은 다른 수치다. 코인데스크 리서치는 2026년 2월 지캐시 거래 가운데 실드 거래 비중이 59.3%까지 올랐다고 분석했다. 28.8%는 공급량 중 실드 풀에 들어간 물량이고, 59.3%는 일정 기간 거래 활동에서 실드 거래가 차지한 비율이다. 두 수치를 하나의 프라이버시 이용률로 합치면 안 된다.
비판도 이어진다. 지캐시는 기본값이 아닌 선택형 프라이버시 구조를 갖고 있어 사용자가 투명 거래를 선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강한 암호학이 적용됐더라도 실제 익명집합이 충분히 커졌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ETF 역시 지캐시 가격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지만, 상품을 통한 보유가 지캐시의 실드 기능을 직접 사용하는 것과 같지는 않다.
지캐시를 둘러싼 평가는 기술 보완과 실제 사용 확대를 함께 봐야 한다는 쪽으로 모인다. 아이언우드 전환은 공급 무결성 문제에 대한 대응을 담았지만, 프라이버시의 강도는 실드 풀에 얼마나 많은 자금과 사용자가 모이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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