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사기 범죄가 갈수록 정교하고 광범위해지면서 투자자들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늘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BTC)을 미끼로 한 사기 수법은 더는 낯설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피해 회복이 어려운 구조 속에서도, 사기를 단순히 ‘당했다’로 끝내서는 안 된다. 관련 사례를 신고함으로써 추가 피해를 막고, 범죄 추적에 힘을 보탤 수 있다.
이용자들이 암호화폐 사기를 신고하거나 예방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으로는 ‘체인어뷰즈(Chainabuse)’와 ‘스캠워치(Scamwatch)’가 대표적이다. 이들 플랫폼은 암호화폐 사기를 수집·공유해 피해 확산을 막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법적 조치를 직접 취하는 채널은 아니지만 각국 사법기관과의 정보 공유를 통해 간접적으로 수사에 기여한다.
체인어뷰즈는 글로벌 팀에 의해 운영되는 공개 신고 플랫폼으로, 가짜 비트코인 지갑 주소나 피싱 사이트 등 다양한 유형의 악성 행위를 이용자 누구나 손쉽게 등록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주요 암호화폐 기업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유사 사례를 연결 분석해 더 큰 사기 구조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피해자가 기재한 정보는 자료 기반이 되어 다음 피해를 예방하는 참조점이 된다.
스캠워치는 호주의 경쟁소비자위원회(ACCC)가 운영하는 신고 포털로, 주로 대국민 사기 예방 캠페인과 사기 정보 수집에 중점을 둔다. 개별 신고 건에 대해 수사를 펼치지는 않지만, 수집된 데이터를 정부기관에 공유해 국가 차원의 사기 조사와 제도 개선에 활용된다. 공식 웹사이트는 물론 다양한 홍보 자료를 통해 일반 소비자들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이러한 플랫폼의 공통점은 단 하나, ‘신고를 통한 경고 효과’다. 체인어뷰즈를 통해 사기 행태가 퍼지는 경로를 추적하거나, 스캠워치를 통해 관련 정보를 정부와 공유함으로써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중한 접근이다. 의심스러운 링크를 클릭하거나 ‘확정 수익 보장’ 같은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지 말고, 거래 주소와 상대방 신원을 한번 더 확인함으로써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실제로 지난 2024년 FBI 인터넷 범죄 신고센터(IC3)에 접수된 암호화폐 관련 사기는 14만 건을 넘었고, 총 피해액은 약 93억 달러(약 12조 9,270억 원)에 달했다. 이 중 60세 이상 고령층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으며, 약 3만 3,000건에 이르는 고령층 피해 신고에 연루된 액수는 약 28억 달러(약 3조 8,920억 원)에 이른다. 이는 암호화폐 사기의 심각성과 함께, 이를 막기 위한 신고 및 교육 시스템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비트코인 사기 신고를 준비할 때는 사건 개요, 상대방 지갑 주소, 연락 과정 등 가능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인어뷰즈에 접속해 ‘사기 유형’을 선택하고 상세한 설명과 함께 스크린샷 등 증거 자료를 제출하면 된다. 개인 정보는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록 돈을 되찾을 수는 없더라도, 당신의 신고는 누군가가 같은 피해를 겪지 않도록 지켜주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