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시장, 60분 만에 2,360% 청산 격차…레버리지 과열 '직격탄'

| 손정환 기자

비트코인(BTC) 시장에서 한 시간 만에 무려 2,360%에 달하는 청산 비율 격차가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 기록적인 격차는 매수 포지션에 쏠린 쏠림 현상이 급격한 하락에 직격탄을 맞으며 촉발됐다. 선물 시장에서는 단 60분 만에 약 355만 달러(약 49억 3,450만 원) 규모의 비트코인 포지션이 청산됐으며, 이 중 342만 달러(약 47억 5,780만 원)가 롱(매수) 포지션에서 발생했다. 숏(매도) 포지션의 청산 규모는 고작 13만 달러(약 1억 8,070만 원)에 불과했다.

극단적인 비대칭 청산 양상이 벌어진 배경으로는, 시장이 상승에 지나치게 기울어진 상태에서 급격한 가격 하락이 일어나면서 과도한 레버리지를 사용한 투자자들이 무더기로 청산된 점이 꼽힌다.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약 10만 7,400달러(약 1억 4,928만 원) 수준에서 출발해 잠시 10만 6,500달러(약 1억 4,823만 원)로 하락하며 매수세를 정면으로 뒤엎었다. 이후 소폭 회복하며 10만 7,000달러(약 1억 4,873만 원)선을 다시 넘었지만, 시장에 남은 타격은 치명적이었다.

이번 현상은 비트코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24시간 동안 전 세계에서 11만 명 이상의 트레이더가 청산됐으며, 총 청산 금액은 3억 4,728만 달러(약 4,823억 원)에 달했다. 이 중 2억 7,175만 달러(약 3,775억 원)가 롱 포지션에서 발생했으며 이는 전체 청산의 약 78%를 차지했다. 최대 규모의 개별 청산 주문은 바이낸스(Binance)에서 발생한 215만 달러(약 29억 9,850만 원) 규모의 BTC/USD 포지션이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이 시점에서 가장 많은 청산이 발생한 자산이 비트코인이 아닌 이더리움(ETH)이라는 점이다. 이더리움은 같은 시간대에 약 749만 달러(약 104억 1,100만 원) 규모가 청산돼 전체 금액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비트코인과 솔라나(SOL)가 각각 그 뒤를 이었다. 밈코인이나 중소형 알트코인에서도 산발적으로 청산이 발생했으나, 규모는 비교적 제한적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청산 쓰나미의 근본 원인으로 *레버리지 과잉*을 지적한다. 시장이 하락장에서도 무리하게 매수 포지션을 쌓는 경향이 이어지며, 단기간 가격 하락에 취약한 구조가 형성돼 온 것이다. 이번 사태는 단지 약세장에서 일어난 *기술적 조정*이 아니라, 과도한 낙관론을 품은 시장 참여자들이 경고 없이 직면한 냉정한 현실의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