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EC, 트럼프 행정부 규제 완화 기조 속 암호화폐 규정 대거 철회

| 김민준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바이든 행정부 시절 추진됐던 주요 규제안들을 대거 철회했다. 이번 조치에는 암호화폐 수탁 및 거래소와 관련된 규제안 두 건도 포함돼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SEC는 4일(현지시간) 공식 발표를 통해 2022년 3월부터 2023년 11월 사이 게리 갠슬러(Gary Gensler) 전 위원장 재임 기간에 제안된 일부 규제 초안을 공식 철회한다고 밝혔다. 여기엔 '적격 수탁자 요건'과 암호화폐 거래소 관련 규정 등 주요 디지털 자산 정책이 포함돼 있으며, SEC는 철회 이유에 대해 “현재로서는 이들 규제안을 최종 규칙으로 제정할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포괄적인 규제 완화 기조의 일환이다. 그는 취임 이후 암호화폐와 전통 금융 시장 모두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철폐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바이든 시대 강경 기조 아래 마련된 암호화폐 감독 정책들이 줄줄이 폐기 수순을 밟고 있다.

코인베이스의 수석 법률 책임자 폴 그레왈(Paul Grewal)은 X(구 트위터)를 통해 “3b16, 적격 수탁자 규정 등 미완성 상태로 남아있던 모든 갠슬러 제안들이 날아갔다”는 코멘트를 남기며 이번 결정을 환영했다.

이번 SEC의 회귀 조치는 향후 암호화폐 규제 방향에 중대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철회된 규정들이 향후 새로운 형태로 재제안될 가능성도 있지만, 당분간은 시장에 보다 유연한 규제가 적용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