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이란 경고 속 암호화폐 시장, 놀라운 반등세…비트코인 $107,000 회복

| 손정환 기자

중동의 군사적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며 전 세계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졌지만, 암호화폐 시장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세로 돌아섰다. 비트코인(BTC)은 일시적으로 2,000달러(약 278만 원) 넘게 하락했지만 단시간에 반등하며 다시 107,000달러(약 1억 4,873만 원) 선을 회복했다.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도 한때 약 800억 달러(약 111조 2,000억 원)가 증발했지만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번 급락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테헤란 전면 철수를 촉구하면서 발생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미사일 교전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란은 내 거래에 서명했어야 했다”며 "즉시 테헤란을 철수하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그는 G7 정상회의 도중 캐나다를 조기 이탈하면서, “돌아가야 할 이유가 명백하다”는 발언을 남겼다.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도 자국민에 대해 텔아비브 철수를 권고하며 외교적 및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백악관 대변인 알렉스 파이퍼는 “미군은 방어적 태세를 유지 중이지만, 미국의 이익이 침해되면 반드시 수호할 것”이라며 공습설은 '가짜 뉴스'라고 일축했다.

한편 블록체인 기반 예측 시장인 폴리마켓(Polymarket)에서는 미국이 이달 안에 이란에 군사 행동을 취할 확률이 67%까지 치솟으며 전운이 고조되고 있음을 반영했다.

그러나 이러한 지리적 긴장이 시장에 미친 영향은 의외로 미미했다. 암호화폐 시장은 이보다 앞선 지난 6일,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 간 갈등설로 더 깊은 조정을 겪은 바 있다. 리스크 자산 전반도 비교적 안정된 움직임을 보이며, S&P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 대비 단 2%만 하락해 제한적인 충격에 그쳤다.

시장에선 암호화폐가 점차 지정학적 리스크에 ‘면역’을 갖춰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트코인은 5월 초부터 이어져 온 박스권에서 여전히 거래 중이며, 이더리움(ETH)은 2,500달러(약 347만 원) 지지선에서 반등했다. 전반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은 급격한 외부 변수에도 강한 회복력을 입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