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에 3,000억 원대 비트코인 대량 유입…기관 매집 신호인가

| 손정환 기자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Coinbase)의 기관 전용 플랫폼에 약 3,000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BTC)이 한 시간 사이에 연달아 유입되며 시장에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온체인 추적 서비스 웨일얼러트(Whale Alert)에 따르면 6월 17일, 총 세 건의 대형 비트코인 이체가 연속적으로 발생했다. 각 이체는 각각 870 BTC, 814 BTC, 472 BTC 규모이며, 세 거래의 총액은 2,156 BTC로 당시 시세 기준 약 2억 3,000만 달러(약 3,197억 원)에 달한다. 송금자는 모두 익명 지갑으로, 목적지는 코인베이스의 기관 고객 대상 플랫폼이다. 이 거래는 단기 혹은 중기 가격 조정이 임박했다는 시장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같은 날 비트코인 가격은 글로벌 정세 불안에 영향을 받아 2.6% 하락하며 10만 8,800달러(약 1억 5,097만 원)에서 10만 6,000달러(약 1억 4,734만 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주 목요일에 이어 두 번째 큰 하락세로,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 고조와 미국-캐나다 간 무역 갈등 우려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번 대규모 이체가 단순한 이동인지, 아니면 기관투자가를 겨냥한 매도로 이어질 것인지는 아직 명확치 않지만, 온체인 데이터는 투자전략의 변화 조짐을 시사하고 있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글래스노드(Glassnode)는 비트코인을 6~12개월간 보유한 투자자들이 최근 가장 많은 이익 실현을 했다고 밝혔다. 해당 보유 기간의 지갑 주소들은 단 하루 만에 9억 400만 달러(약 1조 2,565억 원)의 차익을 실현했으며, 이는 올해 들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반면, 장기 보유자인 12개월 이상 보유 계좌들은 수익 실현을 자제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는 일부 중기 투자자들이 현재 가격 수준에서 ‘익절’에 나서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글래스노드는 특히 지난해 4분기에 비트코인을 매수한 고래급 투자자들이 최근 매도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당시의 평균 매입가가 현재 가격 대비 상당한 차익 구간에 들어섰음을 시사한다.

한편, 이러한 매수·매도 흐름 변화와 기관 유입 확대는 향후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열어두는 신호탄이 되고 있다. 기관 자금 유입이 지속된다면 단기 조정에도 불구하고 중장기 강세론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