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학업 스트레스를 고발한 온라인 프로젝트가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흥미로운 건, 이 프로젝트가 암호화폐와도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611ICU 프로젝트’는 ‘996ICU(996 근무제 후 중환자실 간다)’에서 착안한 학생들의 집단 고발 운동이다. 이름처럼 ‘오전 6시에 등교하고 밤 11시에 하교하다가 중환자실 간다’는 극한 학습 환경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엑스(X, 예전 트위터)에서 200만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 ‘리 선생님은 네 선생님이 아니다’ 팀이 이 프로젝트를 주도했고, 중국 전역 4천여 개 학교 정보를 데이터로 수집해 온라인에 공개하고 있다. 참여자들은 학교명, 성적, 등하교 시간, 학습 시간 등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구조다.
이처럼 민감한 이슈를 다룬 프로젝트가 눈길을 끈 또 다른 이유는 암호화폐 때문이다. 프로젝트 팀은 지난해 말 ‘Li’라는 이름의 밈코인을 자체 발행했다. 설문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Li 코인을 보상으로 지급한 것. 기존 제도에 저항하는 방식으로 암호화폐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비판도 나왔다.
Li 코인은 출시 직후 시가총액 1천만 달러(약 140억 원)를 기록할 정도로 주목받았지만, 이후 200만 달러까지 급락하며 시장의 신뢰를 얻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프로젝트 시작 한 달 만에 중국의 여러 고등학교가 주말 이틀 휴업제를 시행하기 시작한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강한 정보 통제로 유명한 중국에서 비공식 플랫폼을 통한 고발이 교육 정책 변화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리잉 측은 “지속 가능한 프로젝트 운영을 위해 암호화폐 발행은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실제로 Li 코인이 향후 이 운동의 자율성을 지탱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