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이온 마켓 폐쇄 후폭풍…다크웹 암호화폐 거래, 30개 이상 플랫폼으로 분산

| 김민준 기자

암호화폐를 매개로 활동해 온 다크넷 마켓 ‘후이온 개런티(Huione Guarantee)’가 지난 5월 폐쇄된 이후, 그 이용자들이 최소 30개 이상의 유사 마켓으로 흩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일부 플랫폼은 사용자 수가 두 배 이상 증가할 만큼 교체 수요를 흡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후이온 개런티의 폐쇄는 *텔레그램(Telegram)*이 해당 마켓과 연계된 수천 개의 계정과 채널을 금지한 데 따른 것이다. 불법 활동 차단을 위한 텔레그램의 대규모 조치 이후 다크마켓 생태계에 커다란 혼란이 초래됐으며, 이에 따라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블록체인 보안기업 엘립틱(Elliptic)은 1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여러 개의 텔레그램 기반 암거래 마켓들이 후이온 폐쇄 이후 급격한 사용자 증가를 겪었다고 밝혔다. 특히 *투도우 개런티(Tudou Guarantee)*는 후이온 마켓이 담당하던 거래량 상당수를 빠르게 흡수하며 가장 큰 수혜자로 떠올랐다.

엘립틱은 투도우 개런티가 다크마켓 유저들 사이에서 ‘신뢰 시장’의 역할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으며, 후이온이 떠난 자리를 메웠다고 평가했다. 다크마켓 생태계 특성상 판매자 및 구매자의 신뢰와 자금의 안전한 송금은 중개자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점에서, 새로운 플랫폼의 빠른 부상은 이용자들 사이에 일정 수준의 신뢰 이전이 이뤄졌음을 의미한다.

한편, 이 같은 흐름은 관련 당국에도 경고 신호로 해석된다. 주요 불법 암거래 플랫폼이 사라졌다고 해서 범죄 활동까지 근절되는 것이 아니라, 더 은폐된 방식의 마켓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텔레그램은 여전히 다크웹 거래의 중심 플랫폼 중 하나로 활용되고 있으며, 레거시 마켓이 사라진 이후에도 유사 기능을 갖춘 후속 마켓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