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이 기업공개(IPO)를 단행할 경우, 시가총액이 1,000억 달러(약 139조 원)를 넘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XRP 지지자로 잘 알려진 존 디튼(John Deaton) 변호사는 최근 게시물을 통해 이 같은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최근 뉴욕증시에 상장한 써클(Circle)의 주가 급등 사례를 언급하며, 리플에도 유사한 시장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디튼은 "리플의 CEO 브래드 갈링하우스는 IPO 필요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시장 환경 변화가 그의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써클의 주가는 상장 이후 600% 이상 상승하며 현재 시가총액 662억 달러(약 91조 9,180억 원)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써클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 USDC의 총 발행량 가치인 613억 달러(약 85조 1,070억 원)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러한 현상은 곧 리플과의 비교로 이어진다. 현재 리플은 362억 개의 XRP를 에스크로 계정에 보유 중이며, 이는 현재 가격 기준으로 788억 달러(약 109조 4,320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리플의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기업 파트너십, 블록체인 인프라가 더해지면 IPO 시 훨씬 더 높은 가치 평가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흥미로운 점은 리플의 과거 기업가치와 비교했을 때 현재 시장 정서는 크게 달라졌다는 점이다. 올해 초만 해도 리플의 마지막 비상장 가치 평가는 113억 달러(약 15조 7,070억 원) 수준에 머물렀지만, XRP가 ETF 편입 기대감을 등에 업고 재평가받고 있는 상황이다.
공식적으로는 아직 리플 IPO 계획은 없다. 지난 4월 모니카 롱(Monica Long) 리플 사장은 "2025년 내 상장 계획은 없으며, 주식 환매를 통해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CEO 갈링하우스 역시 IPO가 '가능성 있는 선택지'이긴 하지만 '최우선 과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하지만 써클과 같은 상장사들이 시장에서 높은 프리미엄을 인정받는 모습을 본 투자자들과 기업 경영진들이 IPO에 대한 입장을 바꿀지는 미지수다. 크립토 원주민 기업들이 자본시장에서 재조명되고 있는 만큼, 리플도 그러한 흐름에 동참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