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미국 모기지 자산 공식 인정…비트코인으로 대출도 가능해진다

| 김민준 기자

미국 주택금융시장에서 암호화폐가 공식 자산으로 인정되는 방향으로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패니 메이와 프레디 맥 등 정부 후원기관(GSE)이 단독주택 주택담보대출 심사에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포함시키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가 주도하는 미국 내 디지털 자산 제도화 움직임의 일환으로, 암호화폐의 제도권 편입에 있어 상징적인 이정표로 평가된다.

이번 정책은 미국 연방주택금융청(FHFA)의 현직 국장 윌리엄 J. 펄트가 3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FHFA는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정부 관리 하에 들어간 패니 메이와 프레디 맥을 감독하는 기관이다.

펄트 국장은 “이번 조치는 광범위한 분석과 연구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이는 미국을 전 세계 암호화폐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암호화폐의 유통량과 보유 기록, 유동성 수준 등을 새로운 대출 리스크 평가 항목으로 포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로 인해 향후 미국 내 단독주택 모기지 심사 과정에서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주요 암호화폐가 자산 가치를 인정받게 될 전망이다. 특히 암호화폐를 대량 보유한 차입자들이 기존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및 핀테크 업계에서는 이번 발표가 암호화폐 자산의 제도권 진입을 가속화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금융 컨설팅 기업 관계자는 “잠재적인 암호화폐 투자자가 이제는 모기지 심사에 불리하지 않은 상황이 됐다”며 “주택 금융시장에서 암호화폐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미국 행정부는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 산업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트럼프는 미국을 ‘AI 및 암호화폐의 세계 수도’로 만들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이번 조치 역시 해당 기조의 연장선상에서 개인의 자산 다양화를 포용하려는 정책 방향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