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세일러, '복리 ₿ 전략'으로 암호화폐 시장 다시 흔들다

| 손정환 기자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의 비트코인 집착이 또 한 번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에는 '비트코인 슈퍼맨'이라는 새로운 콘셉트를 등에 업고, 단 두 단어로 전 세계 투자자들을 향해 메시지를 던졌다. 세일러가 공개한 문구는 "Take compound ₿", 즉 ‘복리로 쌓아올린 비트코인을 가져가라’는 뜻이다.

전날에도 세일러는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를 빗댄 이미지와 함께 "Think different"(다르게 생각하라)는 광고 문구를 인용해 시장에 화제를 던진 바 있다. 이번엔 그보다 더 직설적인 전략 메시지를 가져왔다. 세일러가 회장으로 있는 전략 소프트웨어 기업 스트래티지(Strategy)는 현재 총 59만 2,345 BTC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약 638억 8,000만 달러(약 88조 8,032억 원)에 달한다.

이러한 축적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스트래티지는 지난 2020년 8월 11일 처음 비트코인을 매수한 이후 지금까지 평균 매입가 7만681달러(약 9,823만 원)로 꾸준히 포지션을 확대했고, 현재까지 보유 자산의 평가 이익은 무려 52.55%에 이른다. 올해 들어서만 해도 세일러의 전략은 74억 달러(약 10조 2,860억 원) 이상, 최대 192억 달러(약 26조 6,880억 원)의 수익을 기록하면서 시장을 긴장시켰다.

그가 강조한 ‘복리(compound)’ 개념은 단순한 이자 수익 이상의 의미를 내포한다. 세일러는 이자를 재투자해 비트코인을 장기적으로 증폭시켜온 과정을 자신의 투자 철학으로 승화시켰고, 이 전략의 현실적 성과는 수치로 입증되고 있다.

하지만 이 비트코인 ‘복리 모델’이 모든 투자자에게 동일한 성공을 약속하는 것은 아니다. 세일러가 누려온 비트코인 전략의 초과 수익은 장기적인 비전, 시장 타이밍, 그리고 대규모 자금력 등이 결합된 독특한 구조다. 실제로 그의 경우처럼 마이너스가 아닌 복리 수익을 유지할 수 있으려면, 금융 불안 요소나 예기치 못한 외부 충격들—예컨대 경기 침체나 스태그플레이션, 블랙스완—에 대한 견고한 방어 전략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도 분명하다.

비트코인 슈퍼맨으로 불리는 마이클 세일러에게 아직까지 크립토 시장은 강력한 ‘크립토나이트’를 던지지 못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의 앞날을 예단할 수 없는 만큼, 그의 슈퍼히어로 전략이 앞으로도 통할지는 미지수다. 강한 신념과 함께 위태로운 도전이 공존하는 가운데, 세일러는 자신의 포지션을 더욱 강화하며 또 한 번 암호화폐 역사의 중심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