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네트워크, 바이낸스 상장 거부?... 커뮤니티 '투기보다 생태계 강화가 먼저'

| 손정환 기자

바이낸스와의 상장이 대다수 암호화폐 프로젝트에게는 성공의 관문처럼 여겨지지만, 파이네트워크(Pi Network) 커뮤니티는 오히려 이를 거부하며 독자적인 노선을 강조하고 있다. 일부 지지자들은 상장이 가져올 단기적 투기열과 가격 붕괴를 우려하며, 현재의 ‘비상장’ 상태가 프로젝트의 가치를 오히려 보호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파이네트워크 소식을 전하는 한 X(구 트위터) 계정은 “최근 바이낸스에 상장된 코인들이 일시적으로 급등한 후 최대 95%까지 폭락하는 경향이 있다”며 “$PI가 아직 바이낸스에 상장되지 않은 것은 오히려 행운”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상장 직후 수익을 노리는 단기 매매자 혹은 자동 매도 봇들의 물량 던지기가 가격 하락을 초래하는 사례가 반복되며, 이러한 패턴이 파이 코인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6월 진행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도 다수의 사용자들이 PI코인의 바이낸스 상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KYC(신원 인증) 문제 등 핵심 기술적 리스크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레딧 등 커뮤니티에서는 프로젝트 핵심팀(CORE TEAM)의 UI 업그레이드, PR 개선, 로드맵 명시 등에 대한 요구도 지속되고 있어, 단순한 마케팅 수단으로서의 상장보다는 근본적 개선을 더 중시하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낸스 상장이 갖는 *상징성*과 파급력은 무시할 수 없다. 분석가 닥터 알트코인(Dr. Altcoin)은 PI코인이 1.30달러(약 1,807원) 아래로 하락하며 시가총액 순위에서도 밀려난 이유 중 하나로 바이낸스 미상장을 지적했다. 특히 올해 파이데이(Pi2Day)에는 기대 이상의 공식 발표가 없어 투자심리가 위축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로드맵 제시와 더불어 실제 대형 거래소 진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파이 코인은 OKX, 비트겟, 게이트아이오, MEXC 등 다수의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다. 다가오는 6월 28일 ‘파이2데이’를 전후해 바이낸스 관련 발표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특히 올해 초 바이낸스 측이 공식 계정을 통해 암시적인 파이 관련 트윗을 남긴 바 있어, 커뮤니티는 여전히 일정 수준의 기대를 품고 있다.

결국 PI코인의 가치는 단일 거래소 상장 여부 이상으로, 커뮤니티의 결속력과 실사용 기반 생태계의 구축에 달려 있다. 거품 없는 성장과 투기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을 최우선 가치로 삼은 파이네트워크가 이제는 행동으로 미래를 증명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