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 SEC와 4년 소송 종결…1억 2,500만 달러 벌금 수용

| 손정환 기자

리플(XRP)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오랜 법적 분쟁을 마침내 종결했다.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 리플 최고경영자(CEO)는 공식 성명을 통해 회사가 SEC를 상대로 제기했던 ‘교차 항소’를 철회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 2020년 12월부터 이어져온 약 4년 간의 법적 다툼에 마침표가 찍혔다.

SEC 또한 올해 10월에 제기한 항소를 철회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EC는 전 게리 갠슬러(Gary Gensler) 위원장 아래에서 제출된 이번 항소를 더 이상 유지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양측은 리플의 기관 투자자 대상 XRP 판매가 증권법을 위반했는지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해 왔다. 지난해 8월 법원이 양측에 원심 판단 수정에 대한 공동 요청을 거부한 이후, 리플과 SEC는 다시 한번 ‘조건부 합의’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SEC는 이 과정에서 리플에 대한 벌금을 5,000만 달러(약 695억 원)로 감경하는 안을 제안하며, 금지 명령 철회도 함께 요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토레스 판사는 이날 결정문에서 "공공 판결은 반드시 공익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며, 수정 요청을 묵살했다. 결과적으로 리플은 항소를 포기하고 본안 판결에 따라 1억 2,500만 달러(약 1,738억 원)의 벌금과 영구적 금지 조항을 수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번 합의에도 불구하고 XRP는 투자심리의 개선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XRP는 여전히 하락세를 이어가며 현재 2.11달러(약 2,935원)에 거래 중이다.

이번 결정은 리플에게 전략적 후퇴처럼 보일 수 있지만, 동시에 미국 내 암호화폐 산업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한 걸음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SEC가 다른 주요 프로젝트와 이뤄온 소송들에도 유사한 접근을 취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