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0만 달러 붕괴... 약세장 진입 vs 조정 논쟁 격화

| 손정환 기자

비트코인(BTC)이 최근 수 주간 유지해 온 107,000달러(약 1억 4,873만 원) 지지선을 잃은 이후, 시장이 일대 혼란에 휩싸였다. 현재 가격은 104,000달러(약 1억 4,456만 원) 언저리까지 하락했으며, 이에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선 건강한 조정인지, 혹은 새로운 약세장의 시작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점화되고 있다.

비관론자들은 장기 하락세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크립토 분석가 닥터 프리핏(Doctor Profit)은 "지금 시장에는 낙관론을 뒷받침할 근거가 없다"며, 10년 주기의 프랙탈 분석 결과 현재가 새로운 약세장의 개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저점은 2026년 10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와 동시에 공포와 탐욕 지수는 며칠 새 '탐욕'에서 '극심한 공포'로 급락, 4월 이후 최저치인 22를 기록했다. 최근 몇 일간 강제 청산된 포지션 규모는 12억 달러(약 1조 6,680억 원)를 넘겼고, 특히 롱 포지션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었다.

여기에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도 시장을 흔들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국 관세 철폐 가능성을 시사하자, 비트코인 가격은 즉각 반등했다. 이러한 변동은 비트코인이 점점 더 거시 경제 뉴스 및 월가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상승장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거시경제 분석가 테드 필로우스(Ted Pillows)는 금(Gold)의 유동성이 비트코인으로 이동할 경우, 가격이 최대 150,000달러(약 2억 850만 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금이 과열된 상태로 평가받고 있어, 일부 유동자금이 새로운 안전자산으로 인정받고 있는 비트코인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더 극적인 전망도 존재한다. 인플루언서 카일 샤세(Kyle Chassé)는 글로벌 유동성 확장세를 언급하며,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비트코인은 최대 700,000달러(약 9억 7,300만 원)에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일부 트레이더들은 비트코인이 105,000달러(약 1억 4,595만 원) 지지선을 방어할 수 있을 경우, 단기적으로는 숏 커버링(쇼트 스퀴즈) 현상이 발생하며 117,000달러(약 1억 6,263만 원) 선까지 반등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투자자 크리스 버니스키(Chris Burniske)는 경고의 목소리를 더했다. 그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50주 이동평균선인 100,000달러(약 1억 3,900만 원)를 하향 이탈할 경우, 훨씬 깊은 하락장이 도래할 수 있다.

현재 시장은 낙관론과 비관론이 길게 맞서는 분기점에 서 있는 양상이다. 장기적인 관점의 투자자건, 단기 트레이딩을 노리는 이들이건, 이어지는 변동성과 외부 변수에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선택의 갈림길에 선 비트코인이 향할 방향은, 당분간 암호화폐 시장의 전환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