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규제 당국이 암호화폐 프라이버시 도구의 합법적 활용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기관 투자자 유입을 위한 금융 인프라가 빠르게 구축되고 있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재무부가 2026년 3월 9일 공식 발간한 ‘디지털 자산을 활용한 불법 금융 대응을 위한 혁신 기술 보고서’에서 암호화폐 믹서가 합법적인 활용 사례를 가질 수 있다고 인정하며 블록체인 기반 금융에서 프라이버시와 규제가 함께 작동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암호화폐 믹서는 거래 경로를 섞어 추적을 어렵게 만드는 기술로 그동안 자금세탁 우려로 강한 규제 대상이 돼 왔다. 그러나 재무부가 일정한 합법적 활용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블록체인 금융에서 프라이버시 기능이 완전히 배제되지 않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해당 보고서는 2025년 7월 제정된 GENIUS 법(GENIUS Act)에 따른 요구 사항에 따라 작성됐다. 보고서는 불법 금융 감시를 위한 핵심 기술로 인공지능(AI), 디지털 신원 시스템, 블록체인 분석, 상호운용 가능한 API 등 4대 기술 축을 제시했다.
또한 불법 활동이 의심되는 디지털 자산을 수사 기간 동안 일시적으로 동결할 수 있도록 금융기관에 면책권을 부여하는 이른바 ‘홀드 법(Hold Law)’ 도입을 의회에 권고했다.
재무부는 이러한 정책이 단순한 규제를 넘어 디지털 자산 기술 분야에서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하고 책임 있는 산업 성장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변화는 기관 투자 환경과도 밀접하게 연결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형 기관 투자자들은 수억 달러 규모 자금을 공개 블록체인에서 그대로 이동시키는 경우 거래 정보가 노출되거나 시장 참여자에게 선행 거래(front-running) 기회를 줄 수 있기 때문에 프라이버시 보호 장치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최근 결제와 금융 인프라 영역에서도 전통 금융과 암호화폐를 연결하는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거래소 크라켄은 연방준비제도(Fed)의 결제 네트워크 접근 권한을 확보하며 전통 금융 결제 시스템과 암호화폐 플랫폼 간 연결 가능성을 확대했다. 자산 발행과 거래 분야에서는 나스닥이 토큰화 주식 거래를 추진하며 전통 증권시장과 블록체인 기반 자산 발행 구조의 결합이 진행되고 있다.
은행 규제 측면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연방준비제도(Fed),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통화감독청(OCC)은 은행의 암호화폐 보유에 대한 자본 규제 적용에서 기존 금융 자산과의 형평성을 맞추는 방향을 제시하며 은행 대차대조표에서 디지털 자산 취급 환경을 정비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결제, 자산 발행, 은행 규제, 프라이버시 기술 등 기관 투자자가 요구해 온 핵심 인프라가 동시에 구축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제도적 기반이 정비되면 대규모 기관 자금이 암호화폐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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