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미·이스라엘 연합군의 ‘에픽 퓨리(Operation Epic Fury)’ 작전으로 시작된 이란 발(發) 지정학적 화염이 전 세계 금융 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다. 수천 년간 인류의 최후 보루였던 ‘금’이 고물가와 달러 패권의 무게에 짓눌려 침묵하는 사이, 비트코인(BTC)은 국경 없는 전송 능력과 희소성을 앞세워 자산의 왕좌를 찬탈하고 있다.
‘7만 달러’의 심리적 요새 탈환… 위기 속의 부활
11일(한국시간) 현재, 비트코인은 70,000달러(한화 약 1억 360만 원) 선에 안착하며 강력한 지지선을 구축 중이다. 지난 2월 말 전쟁 초기, 공포 매도로 인해 63,000달러까지 수직 낙하했던 비트코인은 약 10일 만에 저점 대비 11% 이상의 경이로운 회복력을 보였다.
단순한 반등이 아니다. 지난 3월 4일 71,000달러 돌파 시도 중 발생한 66,000달러급 급락은 오히려 파생상품 시장의 과도한 레버리지를 털어내는 ‘건강한 조정’이 되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7만 달러 안착을 “단기 투기 세력이 나가고, 전쟁 리스크를 방어하려는 기관의 전략적 매수세가 들어온 결과”라고 분석한다.
왜 ‘안전자산’ 금은 작동하지 않았나?
일반적으로 전쟁이 발생하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금값이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번 이란 사태에서는 이러한 공식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았다. JP모건은 이를 ‘거시경제 전이 메커니즘’이라는 관점에서 설명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고, 이는 다시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웠다. 물가가 쉽게 잡히지 않자 시장에서 기대하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약해졌고, 그 결과 달러 가치가 강세를 보였다. 이런 환경에서는 이자를 제공하지 않는 금의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비트코인은 금과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비트코인은 인플레이션을 방어하는 자산이라는 성격을 가지면서도 동시에 24시간 작동하는 ‘디지털 전시 유동성’이라는 특징을 보여줬다. 물리적으로 이동해야 하는 금과 달리 비트코인은 주말이나 야간에도 거래가 가능하며, 전쟁 상황에서도 몇 분 만에 국경을 넘어 자산을 이동시킬 수 있다. 이처럼 비트코인은 위기 상황에서 단순한 안전자산을 넘어 빠르게 이동 가능한 디지털 자산으로서의 역할을 드러냈다.
7만 3천 달러 돌파 시 ‘블루 스카이’ 진입
향후 시장의 시선은 73,000달러라는 강력한 저항선에 쏠려 있다. 아폴로 크립토(Apollo Crypto) 리서치는 "비트코인이 7만 3천 달러를 돌파할 경우 상단의 매물대가 거의 없는 ‘블루 스카이’ 구간에 진입하게 된다"며, 이 경우 다음 목표가는 전고점에 근접한 8만 달러 중반대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론 변수는 남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마무리 수순”을 언급하며 종전 기대감을 높이고 있어, 달러 가치가 급락할 경우 비트코인의 변동성은 다시 확대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는 단순한 수식어를 넘어, 지정학적 리스크 상황에서 금보다 효율적인 ‘전략 자산’임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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