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은 401(k)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플랜에 암호화폐와 사모펀드 등 대체 자산을 포함하는 방안에 대한 내부 검토를 마쳤다. 관련 안은 현재 미국 노동부(DOL)의 공식 규정 발표를 앞두고 있다.
노동부가 긍정적 판단을 내릴 경우, 연금 운용자에 대한 ‘세이프 하버(면책 조항)’가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변동성이 높은 자산을 편입하더라도 수탁자 책임을 일정 부분 완화하는 장치다. 제도적 불확실성이 낮아질 경우 연금 내 비트코인 편입 장벽도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401(k) 시장 규모는 약 13.9~14조달러에 달한다. 그간 연금 자금은 주식·채권 중심의 전통 자산에 집중돼 왔으며, 암호화폐 편입에는 ‘극도의 주의’를 요구하는 기조가 유지돼 왔다.
트럼프 행정부, 규제 기조 전환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이어진 정책 전환의 연장선에 있다. 노동부는 지난해 5월 바이든 행정부 시절 도입된 암호화폐 경고 지침을 철회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대체 자산 규제 완화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디지털 자산의 제도권 편입을 추진해왔다.
현행법(ERISA)상 암호화폐의 연금 편입이 전면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노동부의 기조는 사실상 소극적이었다. 이번 최종 규정이 확정되면 정책 스탠스는 ‘경고’에서 ‘중립·허용’ 방향으로 이동하게 된다.
1%만 유입돼도 1200억달러…장기 수요 변수
시장에서는 401(k) 자금의 1%만 암호화폐로 이동해도 약 1200억달러 규모의 신규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연금 자금은 단기 매매가 아닌 장기 투자 성격이 강해 가격 하방을 지지하는 구조적 수요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실제 유입 속도는 연금 운용사 판단에 달려 있다. 은퇴 자산은 안정성과 유동성을 중시하는 특성이 강하다. 사모펀드와 마찬가지로 암호화폐 역시 변동성과 가치 산정 문제, 수수료 구조 등이 쟁점이 될 수 있다.
일부 시민단체와 학계에서는 높은 수수료와 가격 변동성이 은퇴 자산에 부적합하다는 비판도 제기한다. 연금은 본질적으로 장기적 안정성을 추구하는 제도라는 점에서, 투기적 성격의 자산 편입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025년 FT 보도…퇴직연금 시장 개방 구상 밝힌 바 있어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25년 7월, 트럼프 대통령이 401(k) 퇴직연금 시장을 암호화폐와 금, 사모펀드 등 대체 자산에 개방하는 행정명령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행정명령은 노동부 등 규제기관에 대체 자산 편입을 가로막는 규제 장벽을 재검토하도록 지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FT는 이 조치가 전통적 주식·채권 중심의 연금 운용 구조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며, 사모자본과 디지털 자산 업계에 새로운 자금 유입 통로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백악관 검토 통과는 당시 예고됐던 정책 방향이 실제 규제 정비 단계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최종 규정과 시장 적용 범위는 노동부의 공식 발표 이후 구체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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