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과세 형평성 문제 부각…국회 토론회에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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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를 두고 조세 형평성과 집행 실효성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학계 토론회에서 제기됐다. 주식 투자소득에 대한 금융투자소득세가 폐지된 상황에서 가상자산에만 세금을 매기면 과세 기준이 어긋날 수 있고, 실제로는 과세에 필요한 정보망과 집행 체계가 충분하지 않다는 문제의식이 함께 나온 것이다.

한국조세정책학회는 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과 공동으로 ‘가상자산 과세, 긴급 점검 토론회’를 열었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인 닥사가 후원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제도 시행 시점이 적절한지, 현재 세법 구조가 투자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는지에 논의가 집중됐다. 가상자산 과세는 원칙적으로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을 부과한다는 조세 원칙과 맞닿아 있지만, 실제 제도 설계는 다른 금융자산과의 균형 속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장은 발제에서 형평성 문제를 핵심 쟁점으로 짚었다. 그는 주식 등 투자상품에 적용하려던 금융투자소득세가 폐지된 만큼, 가상자산만 별도로 과세하면 헌법상 조세평등주의에 어긋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내년에 투자로 1천만원의 수익을 올릴 경우 주식 투자자는 세금을 내지 않는데, 가상자산 투자자는 250만원을 뺀 과세표준에 22% 세율이 적용돼 165만원을 부담하게 된다. 과세 대상 간 세 부담 차이가 지나치게 벌어진다는 뜻이다. 그는 또 가상자산 소득이 현재 기타소득으로 분류돼 손실을 공제할 수 없는 구조도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반 투자에서는 수익과 손실을 함께 따져 순이익에 과세하는 것이 보통인데, 가상자산은 이런 장치가 약하다는 설명이다.

실효성 문제도 함께 제기됐다. 특히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를 이용하는 투자자의 경우 소득을 정확히 파악하기 쉽지 않아 과세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국내 거래소는 비교적 관리가 가능하더라도, 해외 플랫폼과 개인 지갑을 오가는 거래까지 포착하려면 국제 공조와 정보수집 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홍기용 인천대학교 경영학부 명예교수도 토론에서 가상자산이 과세 대상이라는 원칙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시장 여건과 과세 인프라를 감안하면 지금 시점에서 제도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세금을 걷는 원칙과 실제로 걷을 수 있는 행정 능력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으로 읽힌다.

정부는 예정대로 제도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문경호 재정경제부 소득세제과장은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소득세 체계도 이에 맞춰 정비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해외 거래소를 통한 거래도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 체계인 카프를 통해 회원국 간 정보 공유가 가능해지면 신고와 검증의 기반을 넓힐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쟁점은 과세 자체의 원칙보다 다른 자산과의 형평성을 어떻게 맞출지, 그리고 국제 정보교환과 국내 신고 체계를 얼마나 빠르게 갖출 수 있을지에 모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가상자산 과세를 예정대로 시행하더라도 세율, 공제 방식, 손실 공제 허용 여부 같은 세부 제도를 다시 손질하는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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