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 월렛 업체 ‘레저(Ledger)’가 최근 급락한 가상자산 관련 주가에 놀라 기업공개(IPO)를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크립토 업계 상장사들의 부진한 성적표가 이어지면서, 시장이 아직 신규 상장을 받아들일 준비가 덜 됐다는 신호로 읽힌다.
13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레저는 ‘어려운 시장 환경’ 때문에 IPO 절차를 잠정 중단했다. 익명의 소식통은 레저가 아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S-1 신청서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레저의 연기 결정은 최근 크립토 기업 상장 시장 전반의 흐름과 맞닿아 있다. 앞서 크라켄(Kraken)도 ‘시장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IPO를 늦추고 있다고 보도됐고, 모회사 페이워드(Payward)는 지난해 11월 SEC에 S-1 초안을 비공개 제출한 바 있다.
실제 최근 미국 증시에 이름을 올린 크립토 관련 기업들은 대부분 부진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Circle)은 2025년 6월 상장 직후 한 달 만에 주가가 263달러까지 치솟았지만, 현재는 126달러로 52% 하락했다. 이토로(eToro)와 피터 틸이 지원한 거래소 불리시(Bullish)도 각각 상장 이후 42%, 53% 떨어졌다.
비트고(BitGo)는 2026년 1월 상장 뒤 주가가 47% 가까이 밀렸고, 비트코인 기업 폴드(Fold) 역시 2025년 2월 상장 이후 64% 하락했다. 그레이스케일은 2025년 11월 IPO를 추진하면서 처음 9개월간 매출이 20% 줄었다고 공개했다. 윙클보스 형제가 지배하는 제미니(Gemini)도 지난해 6월 IPO를 신청했다.
반면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은 예외다. 2025년 5월 미국 시장에 상장한 뒤 주가가 41% 오르며 31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업계 전반으로 보면, 크립토 IPO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레저의 상장 연기는 향후 다른 크립토 기업들의 IPO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가격이 반등세를 이어가더라도, 주식 시장에서 크립토 관련 종목이 먼저 힘을 보여주지 못하면 신규 상장 추진은 계속 신중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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