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빗썸 1분기 실적 급감…거래대금 한파에 분수령 맞나

| 박서진 기자

국내 1·2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의 올해 1분기 실적이 동시에 급감했다. 거래대금 축소와 대외 불확실성이 겹치며 ‘어닝 쇼크’ 수준의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두나무(업비트 운영사)는 2026년 1분기 매출 2346억원으로 전년 동기(5162억원) 대비 5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880억원으로 78%, 순이익은 695억원으로 역시 78% 줄었다. 빗썸 역시 매출 825억원으로 전년 대비 57.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9억원으로 95.8% 급감했다. 순이익은 330억원 흑자에서 869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양사는 공통적으로 ‘가상자산 거래대금 감소’를 실적 악화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중동 리스크, 금리 상승 압력이 이어지며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이는 곧 거래량 감소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주식으로 쏠린 자금…가상자산 시장은 ‘박스권’

자금 흐름도 뚜렷하게 갈렸다. 타이거리서치에 따르면 2026년 들어 국내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급증했다. 월평균 기준 1월 41조원, 2월 46조원으로 늘었고, 3월 초에는 하루 79조원까지 치솟았다.

반면 가상자산 시장은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2025년 7월 하루 13조원 이상 거래되던 과열 국면 이후 빠르게 식으며, 올해 들어서는 하루 3조~5조원 수준의 ‘박스권’에 머물렀다. 거래소 수익 구조가 수수료에 크게 의존하는 점을 고려하면, 거래대금 감소는 곧 실적 악화로 직결된다.

여기에 지난해 비트코인(BTC) 상승장과 알트코인 랠리로 기록한 높은 실적이 비교 기준이 되면서 ‘기저효과’ 역시 이번 부진을 키운 요인으로 작용했다.

빗썸, 규제 리스크까지 반영…적자 전환

빗썸의 경우 규제 이슈가 추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특정금융정보법 위반과 관련해 빗썸에 일부 영업정지 6개월과 총 369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 비용이 1분기 재무제표에 충당부채 및 영업외비용으로 반영되면서 순이익은 큰 폭의 적자로 전환됐다. 시장에서는 향후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빗썸 입장에서 내부통제와 규제 대응 역량이 기업가치에 중요한 변수로 부상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금리·인플레 압박 속 비트코인 ‘지지선’ 주목

글로벌 거시 환경도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 장기 국채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약화됐고, 이는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변동성을 키웠다.

마켓 메이커 윈터뮤트는 비트코인(BTC)의 핵심 지지 구간을 7만6000~7만8000달러로 제시했다. 주요 이벤트 이후에도 이 가격대를 유지할 경우 투자심리 회복의 신호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온체인 지표에서는 다른 흐름도 감지된다. 거래소 내 비트코인 보유량이 수년 내 최저 수준으로 감소한 반면, 장기 보유자들의 매집은 이어지고 있다. 이는 단기 거래는 줄었지만 구조적 수요는 완전히 꺼지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규제 변수 부각…2026년 ‘분수령’ 가능성

시장에서는 미국의 가상자산 규제 명확화 법안, 이른바 ‘클래리티 법안’의 향방에도 주목하고 있다. 타이거리서치는 해당 법안이 7월 내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며, 2026년을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 구조 변화의 분수령으로 평가했다.

국내 거래소 실적 급감은 단순한 실적 사이클을 넘어 시장 자금 흐름 변화와 규제 환경 전환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거래대금 회복 여부와 글로벌 정책 방향이 향후 업비트와 빗썸의 실적 반등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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