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시장 프로젝트의 올해 라운드당 평균 조달액이 1억1800만 달러(약 1650억원)로 주요 크립토 섹터 가운데 가장 높게 집계됐다.
24일 코인페디아에 따르면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랭크리서치는 올해 크립토 스타트업의 섹터별 평균·중앙값 투자 라운드 규모를 비교했다. 예측시장은 평균 1억1800만 달러로 1위에 올랐고, 거래소 7620만 달러(약 1070억원), 블록체인 인프라 4780만 달러(약 670억원), 컴플라이언스 솔루션 2940만 달러(약 410억원)가 뒤를 이었다.
핵심은 평균값 자체보다 자금의 분포다. 평균과 중앙값의 간극이 크다는 것은 소수의 초대형 라운드가 전체 수치를 끌어올렸다는 의미다. 예측시장 전반에 자금이 고르게 퍼졌다기보다 칼시(Kalshi), 폴리마켓(Polymarket) 같은 선두 업체로 돈이 몰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 예측시장 부문이 끌어모은 자금은 18억5000만 달러(약 2조5900억원)였다. 주요 카테고리 전체 조달액의 26%를 차지하며 거래소 15억7000만 달러(약 2조2000억원), 인공지능(AI)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를 앞섰다. 반면 디파이(DeFi)는 3개 분기 연속 자금 유입이 줄었고, 2분기 라운드 건수는 2020년 이후 최저치로 내려갔다.
크립토랭크리서치가 제시한 대형 라운드 사례도 쏠림을 보여준다. 칼시는 올해 상반기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 라운드를 220억 달러(약 30조8000억원) 기업가치로 마무리했다. 안드리센호로위츠, 세쿼이아캐피털, 코트매니지먼트, 모건스탠리, 아크인베스트 등이 참여했다.
코인데스크는 칼시가 지난달 400억 달러(약 56조원) 기업가치를 목표로 추가 조달 협상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폴리마켓도 지난해 10월 뉴욕증권거래소 모회사 인터콘티넨털익스체인지(ICE)로부터 6억 달러(약 8400억원)를 유치했고, 150억 달러(약 21조원) 기업가치 기준 4억 달러(약 5600억원) 추가 라운드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예측시장은 선거, 스포츠, 거시지표 등 특정 사건의 결과를 두고 거래자가 포지션을 취하는 시장이다. 플랫폼은 거래 과정에서 수수료를 받는다. 토큰 가격 상승 기대에 의존하는 프로젝트보다 매출 구조를 설명하기 쉽다는 점이 기관 자금 유입 배경으로 꼽힌다.
시장 지표도 투자 논리를 뒷받침했다. 지난해 예측시장 거래 규모는 3배 늘어 510억 달러(약 71조4000억원)를 기록했고, 6월 말 기준 미결제약정(OI)은 18억 달러(약 2조5200억원)까지 커졌다. 칼시는 최근 미결제약정 기준으로 폴리마켓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크립토 VC 시장 전반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난다. 라운드 건수는 줄었지만 건당 금액은 커졌다. 평균 딜 사이즈는 2024년 450만 달러(약 63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040만 달러(약 146억원)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초기 프로젝트보다 검증된 대형 사업자에 자금이 집중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다만 낙관만으로 보기에는 이르다. 미국에서는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관할 아래 제도권 편입이 진행되고 있지만, 스포츠 계약을 둘러싼 주(州) 정부와의 마찰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예측시장이 사행성 규제와 맞닿아 있어 직접적인 서비스 확산이 제한적이다.
이번 흐름은 크립토 투자 기준이 토큰 서사에서 실제 이용량과 수수료 매출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평균 1억1800만 달러라는 수치는 섹터 전체의 고른 성장보다 상위 업체 집중을 가리키는 지표에 가깝다. 하반기 칼시의 추가 라운드 성사 여부가 예측시장 투자 열기의 지속성을 가늠할 변수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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