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비트가 최고 신용등급 머니마켓펀드(MMF)를 기초자산으로 한 토큰을 거래 담보로 받기로 했다. 전통 금융의 단기 유동성 상품을 암호화폐 거래소 증거금 체계에 연결하는 시도다.
바이비트는 29일 두바이에서 핀루프와 협력해 '핀루프 USD 인스턴트 디지털 리퀴디티(FUIDL)'를 자사 플랫폼에 도입한다고 밝혔다. FUIDL은 달러 유동성을 토큰 형태로 담은 상품으로, 바이비트는 이를 거래용 담보로 인정할 계획이다.
FUIDL의 기초자산인 달러 유동성 펀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로부터 'AAAm', 무디스로부터 'Aaa-mf', 피치로부터 'AAAmmf' 등급을 각각 받았다. 세 등급 모두 MMF에 부여되는 최상위 등급이다. MMF는 국채나 초단기 채권처럼 만기가 짧고 신용도가 높은 자산에 투자해 안정성과 환금성을 우선하는 단기 금융상품이다.
운용 방식도 기존 MMF와 다르다. FUIDL은 시간 단위 청약과 환매를 지원하고, 이자는 당일 기준(T+0)으로 적립된다. 통상 하루 한 번 기준가가 산정되는 전통 MMF보다 자금 회전 속도를 높이려는 구조다. 다만 실제 이자 반영은 펀드 자금 도착 시점을 따른다.
핀루프는 이번 협력에서 토큰화 대행사 역할을 맡는다. 전통 MMF 자산을 블록체인 결제망에 연결하는 인프라를 제공하는 구조다. 핀루프는 앞서 홍콩 주식 토큰화 기술 솔루션을 선보였고, FUIDL은 EX.IO와 캡브릿지, 1익스체인지 등을 통해 아시아권 유통 채널을 넓혀왔다.
바이비트는 자체 수탁 서비스 바이커스터디(ByCustody)에 핀루프의 토큰화 기술을 결합해 일부 자산군을 대상으로 T+0 결제를 시범 운영한다. 2026년 중 글로벌 확대가 목표다.
요이 왕(Yoyee Wang) 바이비트 전통금융·실물연계자산(RWA) 총괄은 "핀루프와의 협력은 '새로운 금융 플랫폼'이라는 비전을 실행으로 옮기는 전환점"이라며 "당일 결제를 가능하게 하고 수탁 기준을 강화하는 것은 단순히 거래 속도를 높이는 문제가 아니라 금융 상호운용성의 정의를 다시 쓰는 일"이라고 말했다. 바이비트는 거래 속도 개선보다 전통 금융 자산과 디지털 자산 거래 인프라의 연결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차이화(Cai Hua) 핀루프 최고경영자(CEO)는 "자산관리 플랫폼과 디지털 자산 거래소가 높은 운영·규제 기준을 지키면서도 즉시 결제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핀루프는 이번 협력을 기관용 토큰화 유동성 상품의 실사용 사례로 제시했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담보 인정이다. 이자를 낳는 RWA 토큰을 거래소가 증거금으로 받아주면 기관 투자자는 자금을 보유한 상태에서 파생상품 포지션을 유지할 수 있다. 거래소 입장에서는 테더(USDT) 같은 스테이블코인 중심의 담보 자산군을 넓히는 효과가 있다.
제약도 남아 있다. FUIDL은 기관과 전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으로, 일반 개인 투자자가 곧바로 접근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바이비트는 자사와 바이커스터디가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의 인가나 규제를 받지 않으며, 홍콩 거주자에게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담보 인정 비율과 취급 한도, 적용 자산군 등 실효성을 좌우할 세부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바이비트와 핀루프의 협력이 시범 단계를 넘어 실제 거래 담보로 자리 잡을지는 2026년 글로벌 확대 과정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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