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토큰화 전통자산 시가총액이 2026년 6월 66억 달러(약 9조2000억원)로 늘었다. 주식과 금, 원자재가 코인 거래소의 새 경쟁 상품으로 올라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암호화폐 데이터 업체 코인게코는 29일 토큰화 전통자산 시장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서 집계한 시가총액은 2025년 1월 14억 달러(약 1조9000억원)였고, 이후 18개월 만에 5배 가까이 확대됐다. 조사 대상은 바이낸스, 오케이엑스, 바이비트, 비트겟, 게이트, MEXC 등 주요 중앙화 거래소 6곳이다.
대상 자산은 귀금속, 미국 주식, 원자재, 글로벌 지수, 외환 등이다. 초기 성장은 금과 은 같은 토큰화 귀금속이 이끌었다. 그러나 2026년 중반 들어 무게중심은 미국 주식으로 옮겨갔다. 미국 주식 무기한 선물은 거래대금과 미결제약정에서 귀금속을 앞질렀다.
보고서는 반도체 관련주 수요와 기업공개 기대감을 미국 주식 무기한 선물 거래 확대 배경으로 꼽았다.
다만 코인 거래소의 토큰화 주식은 실제 주식과 다르다. 보고서가 짚은 거래 활동의 대부분은 만기가 없는 파생상품인 무기한 선물이다. 의결권이나 배당 같은 주주 권리가 붙는 구조가 아니고, 현물 시장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거래소가 이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경쟁 압박이다. 탈중앙화 거래소가 점유율을 잠식하고, 전통 증권사도 디지털 자산 상품을 넓히고 있다. 로빈후드($HOOD)는 증권과 디지털 자산의 경계를 흐리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본지는 앞서 로빈후드가 크립토닷컴과 예측시장 확대를 논의하며 디지털 자산 접점을 넓히는 흐름을 전했다.
토큰화 주식은 지갑과 온체인 금융 서비스로도 번지고 있다. 본지는 마이이더월렛이 토큰화 주식을 온체인 금융 확장 축으로 삼는 움직임도 보도했다. 거래소, 지갑, 증권형 플랫폼이 같은 사용자 시간을 놓고 경쟁하는 구도다.
기관들의 장기 성장 전망도 제시됐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실물자산 토큰화가 확산될 경우 탈중앙화금융 시장이 2030년까지 2조7000억 달러(약 3750조원) 규모로 커질 수 있다고 봤다. 번스타인은 금융기관의 블록체인 자산 수용이 이어지면 토큰화 시장 전체가 이번 10년 안에 4조 달러(약 5560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프라 접점도 늘고 있다. 비트고와 오티시마켓츠그룹은 150곳이 넘는 브로커딜러에 토큰화 증권 접근성을 제공하기로 했다. 트레이더블은 스텔라루멘(XLM) 네트워크와 협업해 최대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의 사모대출 자산을 온체인에 올리기로 했다.
66억 달러는 전통 금융 시장에 견주면 아직 작다. 그러나 귀금속에서 미국 주식으로 이동한 흐름은 거래소의 상품 전략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성장의 상당 부분이 파생상품에서 나왔다는 점은 변수다. 향후 속도는 규제, 실물자산 뒷받침, 거래소의 상품 구조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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