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체인 무기한선물 시장이 커지면서 이더리움(ETH)의 역할이 거래 실행보다 정산과 담보 기반으로 이동하고 있다. 초 단위 체결과 청산은 솔라나(SOL)·하이퍼리퀴드(HYPE) 같은 고속 네트워크가 맡고, 이더리움은 레이어2와 디파이 인프라를 통해 후방을 받치는 구도다.
트레이더들이 온체인 무기한선물 거래 장소로 주로 하이퍼리퀴드와 SOL을 꼽는다고 코인데스크는 29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더리움은 대출 프로토콜과 토큰화 자산 등 온체인 금융의 출발점이었지만, 파생상품 거래에서는 메인넷보다 다른 체인과 레이어2가 앞에 섰다.
무기한선물은 만기가 없는 선물 계약이다. 투자자는 펀딩비를 주고받으며 포지션을 유지한다. 이 구조는 초 단위 호가 갱신, 청산 처리, 펀딩 정산, 주문 체결을 요구한다. 보안과 최종 정산을 우선한 이더리움 메인넷에는 부담이 큰 영역이다.
지토 재단의 브라이언 스미스(Brian Smith)는 "온체인 퍼프는 정말 어렵다"며 "평균 성능이 아니라 99.99% 성공률이 관건이다. 플랫폼이 멈추면 그건 생존의 문제"라고 말했다. 무기한선물 거래소에는 빠른 속도만큼 중단 없는 처리 능력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더리움 진영의 해법도 메인넷 직접 경쟁은 아니었다. 2021년 탈중앙화 무기한선물 거래소 GMX가 아비트럼(ARB) 위에서 출발한 뒤, 아비트럼과 베이스 같은 레이어2가 이더리움 생태계 안의 거래 무대로 자리 잡았다. AJ 워너(AJ Warner) 오프체인랩스 최고전략책임자는 "이더리움 메인넷 수수료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었고, 자연스럽게 퍼프 개발자들이 아비트럼으로 몰렸다"고 말했다.
유동성도 체인 선택을 갈랐다. 드로모스랩스의 크리스 불루스(Chris Boulous)는 "거래는 결국 네트워크 효과 사업"이라며 "유동성과 사용자가 이미 있는 곳에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트레이더가 모인 곳에 유동성 공급자가 붙고, 그 위에 새 앱이 쌓이는 자기강화 구조라는 설명이다.
본지는 앞서 퍼페추얼 스왑이 암호화폐 가격 형성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을 전했다. 상품 자체가 커질수록 거래소 설계와 청산 구조도 중요해졌고, 무기한 선물의 위험은 상품보다 거래소 설계에서 갈린다는 지적도 같은 맥락이다.
이더리움의 약점은 파편화다. 레이어2 확장 전략은 수수료와 성능 문제를 낮췄지만 사용자와 유동성을 여러 네트워크로 나눴다. 자산을 브리지로 옮겨야 하는 절차는 SOL 같은 단일 체인 경험과 비교된다. 비탈릭 부테린도 올해 초 기존 레이어2 로드맵 구상이 "더는 말이 되지 않는다"고 인정한 바 있다.
반론도 있다. 마티외 생올리브(Matthieu Saint Olive) 메타마스크 제품 매니저는 "이것이 경쟁이라는 전제부터 완곡하게 반박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더리움의 역할을 "가장 깊은 유동성과 가장 넓은 자산군, 스테이블코인, 가장 성숙한 디파이 구성 요소가 모여 있는 정산·담보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거래 실행과 최종 정산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기관 수요가 붙으면 기준은 더 높아진다. 생올리브는 "이념이 아니라 체결, 수탁, 예측 가능성의 문제"라고 말했다. 워너는 기관이 신용 접근성, 크로스마진, 여러 거래 장소를 오갈 수 있는 자본 이동성을 원할 것이라고 봤다.
무기한선물 붐은 이더리움의 퇴장보다 역할 재편에 가깝다. 관건은 레이어2 간 상호운용성, 유동성 파편화 해소, 브리지 사용자 경험 개선이다. 이더리움이 가장 빠른 거래 장소가 될 필요는 없지만, 가장 신뢰받는 정산 장소라는 위치를 지킬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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