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최대 암호화폐 채굴 기업 ‘비트리버(BitRiver)’ 창업자 이고르 루네츠가 대규모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며 업계에 파장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 사법당국은 29일 이고르 루네츠를 사기 혐의로 기소하고 재판 전 구금시설로 이송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루네츠는 ‘대규모’ 사기 혐의를 받고 있으며, 피해 규모는 10억 루블, 약 179억 원(1달러=1,436.70원 기준)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당국은 루네츠가 2023년 약 800만 달러(약 114억 원) 규모의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해당 계약은 러시아 대기업 엔플러스(En+)의 자회사 ‘인프라스트럭처 오브 시베리아’와 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엔플러스는 전 세계 알루미늄 생산량의 약 5%를 차지하는 기업으로, 최근에는 디지털 인프라와 암호화폐 채굴 사업까지 확장해온 곳이다. 이번 사건은 단순 계약 불이행을 넘어 ‘고의적 사기’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루네츠는 이미 지난 2월 탈세 혐의 3건으로 체포돼 가택연금 상태에 놓였던 인물이다. 여기에 이번 사기 혐의가 추가되면서 리스크가 한층 확대됐다.
스탠퍼드대 MBA 출신인 그는 2017년 비트리버를 설립하고 같은 해 시베리아에 첫 암호화폐 채굴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이후 사업을 빠르게 확장해 15개 데이터센터, 17만5000대 이상의 서버를 운영하는 러시아 최대 채굴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가 10개 지역에 걸쳐 6년간 암호화폐 채굴을 금지하면서 비트리버의 사업 기반은 크게 흔들렸다. 일부 데이터센터가 폐쇄되며 수익 구조가 악화됐고, 결국 재정 위기로 이어졌다.
실제로 올해 2월에는 비트리버 지분 98%를 보유한 ‘폭스 그룹’에 대해 지역 중재법원이 지급불능 절차를 개시했다. 이는 사실상 기업 지배구조 자체가 흔들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사건은 러시아 암호화폐 채굴 산업 전반의 불확실성을 다시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 규제 압박과 재무 리스크가 동시에 작용하는 가운데, 대형 플레이어의 법적 리스크까지 현실화되면서 시장 신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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