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TSLA)가 인수되거나 경영권이 이전되면 일론 머스크 보상안의 성과 목표 절반을 달성한 것으로 처리하는 예외조항이 적용될 수 있다. 스페이스X(SpaceX)가 인수 주체로 나설 경우 머스크가 최대 1조 달러(약 1413조원) 규모의 주식 보상을 받는 경로가 짧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 한국시간 테슬라 주주들이 승인한 머스크 보상안에 인수합병 시 일부 성과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간주하는 조항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합병 자체가 아니라 인수와 경영권 이전 때 작동하는 예외조항이 핵심이다.
보상안은 통상적인 상황에서 12개 현금흐름·사업운영 목표를 충족해야 머스크가 최대 4억2370만 주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지급 규모는 사업 성과와 시가총액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운영 목표에는 △테슬라 차량 누적 2000만 대 인도 △로봇 100만 대 판매 △로보택시 100만 대 운행 등이 포함됐다. 회사의 실제 사업 성과를 주식 보상과 연계한 구조다.
그러나 테슬라가 인수되거나 경영권이 넘어가면 이들 성과 목표 가운데 절반을 사실상 달성한 것으로 처리한다. 이후 보상 산정의 중심은 신규 합병법인의 시가총액 목표로 옮겨간다.
메리 엘런 카터(Mary Ellen Carter) 보스턴칼리지 회계학과 교수는 “1조 달러 보상이 매우 어려운 목표를 전제로 한 것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인수 시 상황이 달라진다”며 “테슬라 주가가 하락해도 스페이스X가 제시하는 인수 가격이 보상 산정에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수 가격이 높을수록 머스크가 보상 조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테슬라 기업가치가 현 시가총액의 여섯 배 수준인 8조5000억 달러(약 1경2011조원)로 산정되면 머스크가 보상안에 포함된 1조 달러 상당의 주식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합병법인의 가치가 보상 산정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가정이다.
성과보상 계약은 회사가 정한 실적과 기업가치 목표를 달성할 때 주식 등을 지급하는 제도다. 경영자와 주주의 이해를 맞추는 장치지만, 인수나 경영권 이전에 적용되는 예외조항은 실제 사업 성과와 보상 규모 사이의 관계를 바꿀 수 있다.
통상 기업 인수에서는 인수 가격이 대상 회사의 시장가치와 주주의 경제적 이해에 직접 영향을 준다. 이번 사안에서는 인수 가격이 머스크의 보상 조건에도 연결될 수 있어 거래 상대방과 테슬라 주주 사이의 이해관계가 복잡해진다.
머스크는 스페이스X 의결권을 장악하고 있는 반면 테슬라 의결권은 20% 수준으로 알려졌다. 스페이스X가 인수 주체가 되더라도 테슬라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구조다.
테슬라 주주 입장에서는 인수 가격뿐 아니라 합병으로 늘어날 수 있는 머스크의 보상 규모도 판단 대상이 된다. 보상으로 주식이 지급되면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와 의결권 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본지는 앞서 테슬라의 1조 달러 보상안에 스페이스X 합병 시 일부 성과 기준을 면제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번 분석은 해당 조항이 실제 인수 구조에서 머스크의 보상 산정에 어떻게 작용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인 기업가치 가정으로 풀어냈다.
다만 8조5000억 달러는 합병이 확정됐거나 실제 인수 가격이 정해졌다는 의미가 아니다. 인수 가격과 머스크의 보상 확대 효과, 테슬라 주주 승인 여부가 모두 거래 성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사안은 테슬라 주가의 방향보다 지배구조와 성과보상 설계에 관한 문제에 가깝다. 보상안의 예외조항이 실제로 적용되려면 테슬라 인수 또는 경영권 이전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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