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예치이자 서비스 업체 델리오의 대표 정모씨가 고객 자산을 빼돌린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고수익을 약속하며 코인을 맡긴 투자자들의 피해가 대규모로 발생한 사건에 대해 법원이 중형을 택한 것이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는 13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정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다수의 피해자에게서 거액을 편취한 점을 중하게 봤고, 피해자들이 심각한 경제적 손실을 입었는데도 용서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양형에 반영했다. 다만 사건이 외부적 요인에 의해 촉발된 측면이 있고, 정씨에게 벌금형을 넘는 처벌 전력이 없다는 점은 함께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델리오는 이용자가 일정 기간 가상자산을 맡기면 높은 이자를 가상자산으로 지급하는 사업을 해왔다. 이런 서비스는 은행 예금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가격 변동성이 큰 코인을 기반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시장 상황이 나빠지면 유동성 위기, 즉 맡긴 자산을 제때 돌려주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델리오는 2023년 6월 14일 갑자기 출금을 중단했고, 그 여파는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불신으로 이어졌다.
검찰은 정씨가 2021년 8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약 2년 동안 피해자 2천800여명으로부터 약 2천500억원 규모의 가상자산을 빼돌렸다고 보고 2024년 4월 불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증거 수집 절차를 둘러싼 다툼이 있었다. 정씨 측은 서버 위탁업체 가비아에 대한 압수수색 당시 피고인의 참여권이 보장되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했고, 검찰은 이에 대응해 피해 규모를 일부 줄인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했다. 법원은 이날 예비적 공소사실 가운데 피해자 약 1천100명으로부터 총 700여억원을 편취한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이번 판결은 가상자산 업계의 고금리 예치 서비스가 얼마나 큰 위험을 안고 있는지를 다시 보여준다. 제도권 금융과 달리 규제가 충분히 정비되지 않은 영역에서는 사업 구조의 건전성, 자산 보관 방식, 유동성 관리가 투자자 보호의 핵심인데, 이 부분이 흔들리면 피해가 한꺼번에 커질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가상자산 사업자에 대한 사법 판단이 더 엄격해지고, 투자자 보호 장치를 강화하려는 제도 논의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