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크레이머(Jim Cramer) CNBC ‘매드머니(Mad Money)’ 진행자가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흐름을 과거 시장 붕괴 사례와 단순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기술주 과열을 경계하더라도 엔비디아(Nvidia·$NVDA)와 시스코(Cisco·$CSCO)의 현재 사업 구조를 과거 잣대만으로 판단하면 달라진 조건을 놓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CNBC는 크레이머가 한국시간 14일 방송에서 “역사는 항상 반복되는 것도, 항상 운율을 맞추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약세론자들은 과거를 들먹이며 투자자들이 주식에서 빠져나오도록 겁주곤 한다”고도 했다.
크레이머의 논점은 과거 시장 사이클에서 교훈을 얻는 일과 과거 사례를 현재 시장의 결론으로 삼는 일은 다르다는 데 맞춰졌다. 닷컴버블이나 반도체 경기 하강 국면을 참고할 수는 있지만, 현재 기업의 수익 구조와 수요 기반이 달라졌다면 비교의 전제도 다시 봐야 한다는 취지다.
가장 먼저 거론된 대상은 엔비디아다. 일부 투자자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시간이 지나면 빠르게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고 본다. AI 인프라 투자 붐이 꺾이면 관련 기업의 수익성과 담보 가치가 함께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다.
크레이머는 이 대목에서 코어위브(CoreWeave·$CRWV)를 사례로 들었다. 네오클라우드 업체인 코어위브는 6년 된 엔비디아 GPU도 2029년까지 임대 계약이 잡혀 있으며, 임대 가격도 과거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마이크 인트레이터(Mike Intrator) 코어위브 최고경영자는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GPU의 사용 가능 기간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GPU가 단순 하드웨어 자산에 그치지 않고 소프트웨어 개선과 결합해 활용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크레이머는 “과거에는 이런 사례가 없었다”며 “세부 조건이 이렇게 다른데 어떻게 역사가 그대로 반복된다고 볼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과거 반도체 사이클의 감가상각 논리를 현재 AI 컴퓨팅 수요에 기계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GPU는 대규모 AI 연산에 쓰이는 핵심 장비다. 네오클라우드는 AI 연산용 인프라를 클라우드 방식으로 빌려주는 신흥 사업자를 가리킨다. 이 시장에서는 장비 가격뿐 아니라 장기 임대 계약, 전력 확보, 고객 수요가 함께 수익성을 좌우한다.
시스코도 비교 대상으로 제시됐다. 시스코는 닷컴버블 당시 세계 최대 시가총액 기업에 오른 뒤 주가가 약 90% 급락했다. 그러나 시스코 주가는 지난해 12월 닷컴버블 당시 고점을 넘어섰고, 이후에도 40% 이상 올랐다.
크레이머는 현재의 시스코가 과거와 다른 회사가 됐다는 점을 시장이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같은 기업이라도 사업 모델과 현금흐름, 시장 지위가 달라졌다면 과거 고점과 폭락 경험만으로 현재 가치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번 발언은 미국 기술주와 AI 인프라 투자 흐름을 보는 방식에 초점을 맞췄다. 본지는 앞서 AI 데이터센터 관련주 반등을 크레이머가 6개 종목 중심으로 설명한 발언을 전한 바 있다. 당시에도 엔비디아와 코어위브는 AI 인프라 수요를 보여주는 핵심 종목으로 언급됐다.
크레이머는 AI와 데이터센터 투자 붐이 언젠가 정점을 맞을 가능성은 인정했다. 다만 과거 기술주 붐이 끝났다는 이유만으로 현재 AI·데이터센터 투자 환경을 같은 결론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데이터센터 투자 사이클이 정점에 도달할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전까지의 시장 흐름은 별도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투자자에게도 미국 기술주와 AI 인프라 투자는 위험자산 심리를 살피는 참고 지표가 될 수 있다. 다만 본지는 최근 미국 증시를 읽을 때 채권·유가·엔비디아를 함께 봐야 한다는 크레이머의 발언도 전했으며, 주식시장과 가상자산 시장의 방향이 항상 같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번 방송에는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에 대한 가격 전망은 포함되지 않았다. 크레이머의 발언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판단보다 과거 사례와 현재 사업 조건을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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