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ESG 펀드에 올해 2분기 30억 달러(약 4조2540억원)가 순유입됐다. 분기 기준 순유입은 2022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전력망·에너지 인프라 투자 수요가 자금 흐름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배런스는 14일(한국시간) 미국 ESG 펀드의 전체 운용자산이 약 4000억 달러(약 567조2000억원)로 사상 최대 수준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새로 들어온 자금에 주가 상승 효과가 더해진 결과다.
ESG 펀드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요소를 투자 기준에 반영하는 펀드다. 최근 몇 년간 미국에서는 정치적 논쟁과 수익률 부진, 금리 상승 부담이 겹치며 ESG 상품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흐름이 이어졌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달랐다. 모닝스타는 2026년 1분기 미국 지속가능 펀드에서 43억 달러(약 6조974억원)가 빠져나가 14개 분기 연속 순유출이 이어졌다고 집계했다.
다만 같은 기간 패시브 지속가능 펀드에는 30억 달러가 들어왔고, 액티브 펀드에서는 73억 달러(약 10조3514억원)가 빠져나갔다. ESG 내부에서도 저비용 ETF와 특정 테마로 자금이 좁게 이동한 셈이다.
이번 유입의 중심에는 전력망 ETF가 있었다. 배런스는 퍼스트트러스트 나스닥 클린엣지 스마트그리드 인프라 ETF가 55억 달러(약 7조7990억원)를 끌어모았고 1년 수익률은 32%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 상품은 전통적인 ESG 선별 기준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스마트그리드와 에너지 인프라 기업 비중을 높인 ETF다. AI 데이터센터가 늘면서 전력 공급, 송배전망, 에너지 저장 장치가 투자 상품 안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모닝스타의 월간 자금 흐름 자료도 같은 방향을 보였다. 모닝스타는 5월 기준 ESG 목적 펀드가 약 30억 달러를 모아 2개월 연속 순유입을 기록했고, 2022년 3월 이후 최대 월간 유입이었다고 밝혔다.
모닝스타는 성장의 상당 부분이 청정에너지 인프라에 초점을 맞춘 단일 지배 전략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ESG 전반의 회복이라기보다 AI 전력 수요와 연결된 일부 전략에 자금이 몰린 구조다.
AI 전력망 테마는 한국 투자자에게도 낯설지 않다. 본지는 앞서 AI 확산의 병목으로 전력 인프라가 부각된 흐름을 전했다.
다만 ESG 회복을 넓은 흐름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배런스는 일부 ETF가 천연가스 유틸리티에 노출돼 있어 ESG 투자자 사이에서 허용 범위를 두고 논쟁이 있다고 전했다.
화석연료를 배제한 태양광·에너지저장 ETF의 1년 수익률이 더 높게 나타난 사례도 함께 제시됐다. 전력 인프라 수요가 커졌다고 해서 모든 ESG 상품의 자금 흐름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것은 아니다.
시장 구조상 ETF 자금은 성과가 확인된 테마로 빠르게 쏠리는 경향이 있다. 이번 순유입도 ESG라는 큰 분류보다 AI 전력망이라는 좁은 투자 서사가 자금을 끌어낸 사례에 가깝다.
전력망 ETF가 만든 자금 흐름이 다른 ESG 상품군으로 확산될지는 추가 분기 집계에서 확인해야 한다. 현재까지 확인된 변화는 미국 ESG 펀드가 14개 분기 순유출 뒤 2분기 순유입으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검증 출처: Barron’s, Morningstar, Morningstar Sustainalytics, Bloom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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