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운하 통항권 경매 가격이 8월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엘니뇨에 따른 수위 하락과 호르무즈해협 차질이 겹치며 글로벌 해운 병목이 다시 비용 문제로 번졌다는 분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8월 파나마운하 통항권 일일 경매 가격이 평균 110만 달러(약 15억6000만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6배를 넘었다고 보도했다. 대형 갑문 통항권의 최근 경매 평균은 250만 달러(약 35억5000만원)로 제시됐다.
블룸버그는 액화석유가스 운반선 G. Arete가 8월 셋째 주 통항 일정을 앞당기기 위해 경매에서 460만 달러(약 65억2000만원)를 냈다고 전했다. 이는 같은 주 먼저 나온 400만 달러(약 56억7000만원) 초과 경매가를 웃돈 수치다.
파나마운하 비용 상승의 첫 배경은 물 부족이다. 파나마운하청(Panama Canal Authority)은 7월 1일 해운 고지에서 가툰호 수위와 엘니뇨 가능성을 고려해 네오파나막스 갑문의 최대 허용 흘수를 낮춘다고 밝혔다.
흘수 기준은 7월 24일부터 49.0피트, 8월 15일부터 48.5피트로 조정된다. 흘수는 선박이 물속에 잠기는 깊이로, 제한이 낮아지면 대형 선박은 화물을 덜 싣거나 운항 계획을 다시 짜야 한다.
두 번째 배경은 호르무즈해협 차질이다. 중동 에너지 항로가 흔들리면서 아시아 구매자들이 미국 걸프 연안의 원유와 석유제품 수출 터미널로 눈을 돌렸고, 이 물량이 파나마운하 통항 수요를 키운 것으로 전해졌다.
파나마운하는 미주와 아시아를 잇는 주요 해상 통로다. 통상 선박은 운하 통항 일정을 맞추기 위해 예약과 경매를 활용하는데, 대기 수요가 늘고 통항 여력이 줄면 빠른 통항권의 가격이 민감하게 움직인다.
로스 그리피스(Ross Griffith) 아거스 미디어 미주 운임가격 책임자는 파이낸셜타임스에 "지금 문제는 수위가 꾸준히 내려가고 있다는 점이며, 5월부터 12월까지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건기와 우기가 맞물리는 운하 운영 특성상 수위 흐름이 통항 여력의 핵심 변수라는 뜻이다.
파나마운하청은 일부 선박이 최근 특정 시장 수요를 맞추기 위해 100만 달러(약 14억2000만원)를 넘는 경매 금액을 냈다고 설명했다. 이 금액은 운하가 정한 통행료가 아니라 일시적 시장 변동을 반영한 경매가라는 입장이다.
운하청은 발표된 흘수 조정이 일일 통항 선박 수를 줄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수위와 수문 전망을 계속 점검하고, 조건이 달라지면 추가 운영 조정을 공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독자에게 이 사안은 원자재와 수입 물류 비용의 문제다. 파나마운하는 미주와 아시아를 잇고, 호르무즈해협은 중동 에너지 운송의 핵심 길목이기 때문이다.
두 항로의 차질이 동시에 커지면 선박 대기 시간, 화물 적재량, 우회 비용이 함께 움직일 수 있다.
파나마운하 경매료 상승이 국내 물가나 자산시장에 미칠 구체적 영향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현재 확인된 사실은 선박들이 더 빠른 통항을 위해 높은 경매가를 내고 있고, 운하청이 물 부족에 맞춰 흘수 제한을 단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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