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달러 AI 금융, 엔비디아 최종계약 남았다

| 강이안 기자

엔비디아($NVDA)가 5000억 달러(약 709조원) 이상 제3자 자본을 AI 인프라에 동원하는 금융 플랫폼을 추진한다. 칩 판매를 넘어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데이터센터, 전력을 장기 현금흐름이 있는 컴퓨트 자산으로 묶으려는 시도다.

엔비디아는 10일(현지시간) 발표문에서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Apollo Global Management), 블랙록, 블랙스톤(Blackstone), 브룩필드(Brookfield),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KKR과 독립적 컴퓨트 금융 플랫폼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발표문은 이 파트너십이 최종 계약 체결을 전제로 한다고 적어, 실제 집행까지는 후속 절차가 남아 있다.

구조의 핵심은 엔비디아 고객이 AI 팩토리 구축에 필요한 대규모 자금을 금융시장에서 조달할 수 있게 하는 데 있다. 엔비디아는 컴퓨트를 투자 가능한 자산군으로 설명했다.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는 발표문에서 "우리는 칩을 만드는 데서 시작했지만, 오늘은 생산적이고 투자 가능한 새 인프라 자산인 AI 팩토리를 만드는 일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가 반도체 공급자를 넘어 AI 인프라 자금 조달 구조의 설계자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AI 팩토리는 GPU, 네트워크,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대규모 AI 학습과 추론을 처리하는 데이터센터형 인프라를 뜻한다. 지금까지는 대형 기술기업과 클라우드 사업자가 직접 자본을 투입해 데이터센터를 확장하는 방식이 중심이었지만, 이번 구상은 금융기관 자본을 별도 플랫폼으로 끌어들여 설비 투자 부담을 분산하는 구조에 가깝다.

이 모델은 한국 기업과도 맞닿아 있다. 엔비디아와 에스케이그룹(SK Group)은 7월 24일 5000억 달러 이상 규모의 포괄적 협력을 발표했다. 에스케이텔레콤(SK Telecom)은 최대 2GW 규모 엔비디아 기반 AI 팩토리를 구축하고, 첫 AI 팩토리를 2027년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엔비디아는 네이버(NAVER), 브룩필드와 한국 AI 팩토리 확장 계획도 공개했다. 이 건에서는 엔비디아가 네이버에 10억 달러(약 1조4180억원)를 투자하고, 브룩필드가 최대 90억 달러(약 12조7620억원)를 조달하는 비구속성 조건서가 제시됐다.

이번 발표는 단발성 자금 조달보다 큰 흐름 위에 있다. 아폴로와 블랙스톤은 6월 9일 브로드컴(Broadcom) AI XPV 플랫폼의 첫 자금으로 350억 달러(약 49조6300억원)를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이 플랫폼은 2028년까지 20GW 이상 컴퓨트 용량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로 설명됐다.

채권시장에서도 AI 인프라 차입은 커지고 있다. 로이터는 모건스탠리가 6월 10일 기준 AI 관련 글로벌 채권 발행이 2026년 5700억 달러(약 808조2600억원)에 근접할 수 있다고 봤다고 보도했다. 모건스탠리는 2026년 5월 31일 기준 AI 관련 글로벌 채권 발행이 약 2360억 달러(약 334조6480억원)였고, 칩 회사 관련 금융이 장기 장비대출보다 짧은 만기의 상환형 딜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긍정론은 엔비디아가 직접 대출 리스크를 떠안기보다 외부 자본을 끌어와 고객의 컴퓨트 접근성을 넓히는 구조라고 본다. 데이비드 솔로몬(David Solomon) 골드만삭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는 엔비디아 발표문에서 "엔비디아 컴퓨트로 뒷받침되는 신용 시장을 만들 새 기회"라고 말했다. 컴퓨트가 장비가 아니라 금융상품의 기초자산으로 다뤄질 수 있다는 인식이 담긴 발언이다.

반대쪽의 쟁점은 담보다. GPU는 부동산이나 전력망과 달리 감가상각과 세대교체가 빠르다. AI 수요가 예상보다 약해지거나 새 칩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 담보 가치와 현금흐름 산정이 흔들릴 수 있다.

본지는 앞서 엔비디아 칩 담보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대목을 짚었다. 핵심은 AI 칩이 시간이 지나도 현금 창출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 금융사가 잔존가치 하락을 어느 정도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다.

크립토 독자에게도 이 문제는 간접 변수가 된다. 직접 연결은 토큰 발행이나 블록체인 사업이 아니라 AI 데이터센터, 전력, 반도체 자금 조달이 위험자산 투자심리에 미치는 경로다. 다만 이번 건은 5000억 달러가 이미 집행된 거래가 아니다.

현재 확인된 단계는 MOU와 비구속성 조건서, 그리고 관련 플랫폼 설계다. 실제 집행 규모와 조건은 최종 계약과 개별 프로젝트 심사를 거쳐 확정된다.

엔비디아의 AI 금융 실험은 칩을 파는 회사가 고객의 자금 조달 구조까지 설계하는 단계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후속 관건은 금융기관이 GPU와 AI 팩토리의 잔존가치, 전력 조달, 장기 수요를 어떤 조건으로 가격에 반영하느냐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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