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반도체와 원자력을 제조업 재편의 두 축으로 밀고 있다. 다만 133억 달러(약 18조8195억원)는 반도체 정책 예산으로, 원전 투자까지 합친 단일 예산은 아니다.
인도 내각은 7월 15일 반도체 설계·제조 생태계 확대를 위한 세미콘 2.0을 승인했다. 인도 공보국은 총예산을 1조2750억 루피로 밝혔고, 로이터는 같은 예산을 1조2800억 루피, 133억 달러로 보도했다.
세미콘 2.0은 △설계 △장비·재료 △팹 확대 △ATMP·OSAT △연구개발 △인재 육성 등 6개 축으로 구성됐다. 인도 정부는 기존 세미콘 1.0 아래에서 12개 제조 프로젝트와 24개 반도체 설계 프로젝트가 승인됐고, 3개 회사가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정책 방향은 단순한 공장 유치보다 넓다. 반도체 설계 지식재산, 장비, 소재, 화학품, 가스, 패키징까지 현지 생태계로 묶어 제조 기반을 넓히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제조는 전력 안정성과도 맞물린다. 대형 팹과 AI 서버,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어날 경우 전력 공급 능력이 산업 경쟁력의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원전 쪽은 별도 법과 로드맵으로 움직인다. 인도 공보국에 따르면 인도는 2월 11일 기준 24개 원전을 상업 운영 중이며 총 설비용량은 8780MW다. 정부는 2047년까지 원전 설비용량 100GW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샨티 법안(SHANTI Act)은 민간 부문의 원전 참여를 허용했다. 그러나 이는 허가의 문을 연 조치로, 개별 민간 원전 프로젝트가 곧바로 승인됐다는 뜻은 아니다.
원전 인허가와 안전 규제, 책임 구조는 별도 절차를 거쳐야 한다. 7월 23일 기준 세부 규칙은 마련 중인 단계로 제시돼 민간 기업의 실제 투자 결정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원전 확대는 일부 건설·시운전 단계로 이어졌다. 인도 정부는 7월 23일 답변에서 최근 10년 동안 총 1만600MW 규모의 원자로 13기가 건설 또는 시운전 단계에 있었고, 이 가운데 4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9기는 총 7500MW 규모로 건설 단계에 있다. 운영 중인 원전 설비용량과 건설·시운전 단계 원자로 수치는 기준 시점과 범주가 다른 만큼 분리해 봐야 한다.
소형모듈원전도 정책 대상에 들어갔다. 로이터는 인도가 2033년까지 최소 5기의 소형 원자로 가동을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바바 원자력연구센터는 220MW급 Bharat 소형모듈원전, 55MW급 원자로, 수소 생산용 고온가스로를 개발 중이다.
민간 기업의 참여 의지도 확인됐다. 프라비르 신하(Praveer Sinha) 타타파워(Tata Power) 최고경영자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2028년 초 공사를 시작할 가능성이 있고, 2032~2033년 첫 민간 원전 준비를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회사의 일정은 정부 규칙 확정과 우라늄 수급, 가격 안정성을 전제로 한 계획이다.
아다니파워(Adani Power)도 원전 기술을 검토하고 있다. 셰르싱 칼리아(Shersingh Khyalia) 아다니파워 최고경영자는 7월 23일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민간 참여 규칙이 확정돼야 확정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전력 요금과 소비자 부담 가능성도 함께 봐야 한다는 취지다.
한국 독자에게 이번 사안은 반도체 공급망과 전력 인프라 재편이라는 두 갈래로 읽힌다. 인도는 이번에 반도체 생태계 확대와 원전 로드맵을 별도 정책 축으로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예산은 확정됐지만 민간 원전은 세부 규칙과 인허가 절차가 남아 있다. 인도 정부는 반도체 생태계 확대와 2047년 원전 100GW 목표를 별도 정책 축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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