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채굴업체들의 2분기 실적에서 AI·고성능컴퓨팅(HPC) 데이터센터 사업이 새 수익원으로 떠올랐다. 다만 장기 계약 규모가 곧바로 분기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아 회사별 실적 격차가 뚜렷했다.
Foresight News는 주요 상장 채굴업체의 2분기 실적을 종합해 채굴 매출은 압박을 받는 반면 데이터센터 임대 매출은 회사별로 다른 속도로 반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핵심은 계약 총액, 인도 용량, 당기 매출을 나눠 보는 일이다.
코어사이언티픽($CORZ)은 2분기 총매출 1억6420만 달러(약 2322억원) 가운데 고밀도 코로케이션 매출이 1억3670만 달러(약 1934억원)를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약 83%다. 같은 기간 자체 채굴 매출은 2150만 달러(약 304억원)에 그쳤다.
이는 일부 채굴업체가 BTC를 직접 채굴해 파는 회사에서 전력과 서버 공간을 장기 임대하는 인프라 회사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코어사이언티픽은 임대된 고객 전력 용량이 약 1.1GW이고 잠재 계약 매출이 240억 달러(약 33조9600억원)를 넘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2분기 손익계산서에 잡힌 코로케이션 매출은 1억3670만 달러였다.
테라울프(TeraWulf·$WULF)도 구조 변화가 나타났다. 회사의 2분기 매출은 4473만 달러(약 633억원)였고, 이 가운데 HPC 임대 매출은 3193만 달러(약 452억원)로 전체의 약 71%를 차지했다. 디지털자산 매출은 1283만 달러(약 182억원)였다.
테라울프는 분기 이후 앤트로픽(Anthropic)과 켄터키 저스티파이드 데이터 캠퍼스의 20년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초기 계약 기간 기준 예상 계약 매출은 약 190억 달러(약 26조8850억원)다. 다만 해당 캠퍼스의 초기 용량은 2027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제시됐다.
라이엇플랫폼스($RIOT)는 전환의 중간 단계에 있다. 회사의 2분기 총매출은 1억7420만 달러(약 2465억원)였고, 이 가운데 데이터센터 매출은 2320만 달러(약 328억원)였다. BTC 채굴 매출은 1억1370만 달러(약 1609억원)로 여전히 더 컸다.
라이엇의 데이터센터 매출에는 임대 매출 490만 달러(약 69억원)와 고객 데이터센터 건설 매출 1830만 달러(약 259억원)가 포함됐다. 둘 다 당기 실적에 반영된 매출이지만 아직 채굴 사업을 대체할 규모는 아니다. 라이엇은 이후 앤트로픽과 191MW 규모의 20년 컴퓨팅 용량 계약을 맺었고, 본지는 앞서 앤트로픽과 라이엇의 AI 컴퓨팅 계약을 보도했다.
채굴 부문의 압박도 이어졌다. MARA($MARA)는 2분기 BTC 2422개를 채굴했지만 매출은 1억7490만 달러(약 2475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27% 줄었다. 순손실은 6억1130만 달러(약 8655억원)였고, 이 가운데 3억4300만 달러(약 4853억원)는 BTC 공정가치 평가손실이었다.
라이엇도 2분기 BTC 1587개를 생산했지만 채굴 매출은 1억4090만 달러(약 1994억원)에서 1억1370만 달러로 줄었다. 평균 BTC 가격 하락과 네트워크 해시레이트 상승이 함께 작용했다. 생산량 증가가 곧 수익 증가를 뜻하지 않는다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
해시레이트는 채굴 장비가 초당 수행하는 연산 능력을 뜻한다. 네트워크 해시레이트가 높아지면 같은 장비로 얻는 채굴 보상이 줄어들 수 있다. 전력비와 감가상각 부담까지 겹치면 생산량이 늘어도 채굴 수익성은 낮아질 수 있다.
비트디어(Bitdeer·$BTDR)는 생산량과 매출 확대가 곧바로 이익으로 연결되지 않는 사례다. 회사는 2분기 BTC 2694개를 채굴했고 총매출은 2억2880만 달러(약 3238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47% 늘었다. 그러나 매출원가는 2억3730만 달러(약 3358억원)로 매출을 웃돌아 850만 달러(약 120억원)의 매출총손실을 냈으며, 본지도 앞서 비트디어의 2분기 원가 부담을 다뤘다.
사이퍼디지털(Cipher Digital·$CIFR)은 2분기 매출 약 2484만 달러(약 351억원)를 모두 BTC 채굴에서 냈다. 조정 EBITDA는 마이너스 3000만 달러(약 425억원), 순손실은 2억6700만 달러(약 3778억원)였다. 블랙펄 프로젝트의 첫 용량은 8월 초부터 인도와 과금이 시작돼 2분기 실적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AI 데이터센터 계약은 통상 장기 임대 구조다. 시설을 짓고 전력을 공급한 뒤 고객 장비가 들어와 과금이 시작돼야 매출로 인식된다. 프로젝트 지연, 건설비 변화, 금융 조달, 고객 이행 여부도 실제 매출 인식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2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코어사이언티픽과 테라울프는 AI·HPC 매출 비중이 커졌고, 라이엇과 사이퍼디지털은 전환 과정에 있다. BTC 채굴업체의 다음 실적에서는 안정적인 전력 확보, 데이터센터 용량 인도 시점, 장기 계약의 분기 매출 전환 속도가 주요 변수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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