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봉쇄 물류비 4배 추산, 호르무즈 부담 커졌다

| 이준한 기자

미국의 이란 항만 봉쇄가 이란·중국 물류비를 컨테이너 1개당 3000달러(약 425만원)에서 1만2000달러(약 1698만원)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이란 경제계 경고가 나왔다. 해상 운송이 막히고 육상 우회가 길어질수록 이란 내부 비용뿐 아니라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에너지 물류에도 부담이 커진다는 분석이다.

포춘은 마지드레자 하리리(Majidreza Hariri) 이란-중국 공동상공회의소 회장이 “봉쇄의 결과는 직접 전쟁의 결과를 훨씬 넘어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하리리는 “오늘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일은 해상봉쇄를 우회할 수 있다고 믿고, 봉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나라를 운영하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리리는 이란 남부 항만을 지나는 컨테이너가 연간 200만 개라고 보고, 육상 우회에 따른 추가 운송비를 연 180억 달러(약 25조4700억원)로 추산했다. 이 수치는 하리리의 자체 계산으로, 별도 회계 검증이나 공식 통계 수치로 제시된 것은 아니다.

중국 외교부 공개자료는 하리리를 이란-중국 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적시했다. 그의 직함은 공식 자료로 확인되지만, 해당 자료에서 이번 봉쇄와 가상자산·반도체를 직접 연결하는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4월 13일 오후 11시(한국시간)부터 이란 항만을 드나드는 모든 해상교통에 봉쇄를 집행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비이란 항만으로 향하는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는 막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봉쇄 대상은 이란 항만 출입 선박이다. 호르무즈 해협 전체를 차단한다는 발표와는 다르지만, 이란 항만 물동량에는 직접적인 압박이 가해지는 구조다.

중부사령부는 봉쇄 집행 뒤 72시간 동안 선박 14척이 미군 지시에 따라 항로를 돌렸다고 밝혔다. 5월 23일에는 상업 선박 100척을 돌려세웠고 선박 4척을 무력화했으며, 인도주의 물자 선박 26척은 통과시켰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안은 호르무즈 해협 운항 위험이 에너지·위험자산 시장 변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본지 보도의 연장선에 있다. 당시에도 봉쇄 대상은 이란 항구와 연안 지역을 오가는 선박으로 설명됐고, 비이란 항구 사이를 오가는 선박의 항행은 제한하지 않는다는 점이 함께 제시됐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 석유·액체연료는 하루 평균 2090만 배럴이었다. 이는 세계 석유 액체연료 소비의 약 20%에 해당한다.

EIA는 같은 기간 호르무즈를 지난 원유·콘덴세이트의 89%가 아시아 시장으로 향했고, 중국·인도·일본·한국이 합산 74%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독자에게 이번 봉쇄가 이란 국내 문제에 그치지 않는 이유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원유·액체연료 핵심 수송로다. 통상 이 해협에서 항행 위험이 커지면 선박 보험료, 운임, 우회 비용이 함께 움직이고 에너지 수입국의 조달 비용에도 부담이 생긴다.

AP는 이란 경제가 식료품, 의약품, 필수품 가격 상승과 일자리 감소, 사업장 폐쇄 압박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봉쇄와 제재가 장기화하면서 기업 물류비가 생활물가와 고용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로이터는 이란혁명수비대가 미국과 동맹국에 이익이 되는 다른 수출 경로도 막을 수 있다고 경고한 뒤 유가가 약 2% 올랐다고 전했다. 시장은 해상통제 범위와 이란의 대응 수위를 동시에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과의 직접 연결은 아직 제한적이다. 이번 하리리 발언만으로 봉쇄가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 가격에 미칠 영향을 단정할 근거는 부족하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에너지 수입국의 물류비와 유가를 움직이는 통로다. 위험자산에 미칠 영향은 유가, 달러 유동성, 지정학 뉴스의 후속 흐름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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