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채권시장이 19일 반도체 주식 조정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제전망을 함께 소화하고 있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성장과 물가를 동시에 밀어 올릴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판단과 KDI의 진단 차이가 금리 경로를 가늠할 재료로 떠올랐다.
연합인포맥스는 이날 서울 채권시장이 반도체 주식 급락 여파로 강세를 나타낼 수 있다고 전했다. 전날 오후 아시아장에서 시작된 증시 조정이 뉴욕장을 거치며 이어졌고, 채권시장에서는 위험자산 조정이 금리 상승 압력을 낮출지 살피는 흐름이 형성됐다.
KDI는 이날 정오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시장 참가자들은 KDI 전망치를 통해 다음 주 한국은행의 수정 경제전망 경로를 가늠할 것으로 보고 있다.
KDI의 직전 성장률 전망치는 2.5%였다. 한국은행의 5월 전망치 2.6%와 비교하면 두 기관의 전망치 차이는 10bp 수준이었다. 앞선 전망에서도 KDI는 1.9%, 한국은행은 2.0%를 제시했다.
이번 쟁점은 반도체 수출 증가가 국내 물가로 얼마나 옮겨가느냐다. 수출이 늘면 기업 이익과 현금 유입이 커지고, 그 일부가 투자와 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수요 측 물가 압력이 생긴다.
반대로 반도체 경기의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 최종 기준금리 기대는 낮아질 여지가 있다. 주가 조정은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를 다시 불러왔고, 채권시장에는 금리 상승 압력을 완화할 수 있는 재료로 읽힌다.
한국은행은 7월 통화정책방향에서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올렸다. 당시 성장세가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강화되고 있고, 물가상승률도 상당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호황은 한국 성장률 전망을 끌어올리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제조업 전반의 회복이 고르게 나타나는지는 별도 문제다. 특정 업종의 수출 호조가 곧바로 내수와 고용, 물가 전반의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는지는 확인해야 할 대목이다.
KDI는 7월 경제동향에서 제조업 생산이 조정됐지만 반도체 수출과 서비스업 호조에 힘입어 한국 경제가 완만한 개선 흐름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수출은 강했지만 제조업 전반의 회복은 균일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해외 변수도 남아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19일 7월 28~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공개한다. 7월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3.50~3.75%로 유지했다.
의사록에서는 위원들의 물가 판단과 소수의견의 폭이 확인될 예정이다. 연합인포맥스는 조건부 인상 의견이 추가로 확인될 경우 채권 약세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미국 장기금리와 기술주 조정도 국내 채권시장에 영향을 준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 과정에서 회사채 발행이 늘고 장기금리가 오르면, 금리 부담이 반도체 주가와 위험자산 선호에 다시 영향을 줄 수 있다.
본지도 앞서 원화 강세가 한국은행의 8월 금융통화위원회 변수로 거론된다고 전했다. 환율과 물가, 수출 경기 판단이 동시에 맞물리는 만큼 8월 회의 전까지 시장은 거시 지표와 반도체 흐름을 함께 볼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의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8월 27일 열린다. KDI의 성장률·물가 전망과 한국은행의 수정 경제전망이 얼마나 가까운지에 따라 반도체 호황을 둘러싼 금리 논쟁도 다시 정리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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