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아랍에미리트(UAE)로 보내는 일부 은행 송금과 전자결제가 지연·반려됐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걸프 지역 자금 흐름을 둘러싼 규제 논란이 커졌다. 사우디 중앙은행은 국가별 직접 제한을 부인했지만, 기업 결제 현장에서는 우회 결제 사례가 나왔다.
PYMNTS는 블룸버그 보도를 인용해 사우디발 UAE행 은행 송금과 전자결제가 최근 몇 주 동안 일부 차단됐고 기업과 개인이 문제를 겪었다고 전했다. 사우디 중앙은행(SAMA)은 블룸버그에 “특정 국가에 대한 직접 제한은 없고, 은행들은 금융 시스템의 건전성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거래에 위험기반 조치를 일관되게 적용한다”고 밝혔다. UAE 측 관계자는 민간기업으로부터 관련 지연 민원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pymnts.com)
쟁점은 공식 제한과 실제 결제 마찰의 구분이다. 크립토브리핑(Crypto Briefing)은 사우디 중앙은행이 UAE행 금융 이전에 추가 감시를 적용했다고 전했지만, 해당 지시가 공개된 공식 문서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반면 7월 이후 여러 보도에서는 UAE 내 기업 결제 현장에서 지연 사례가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cryptobriefing.com)
스키프트(Skift)는 UAE 일부 여행사가 사우디 기업 고객의 송금 지연을 겪었다고 전했다. 한 두바이 여행사 관계자는 사우디 금융권 기업 고객의 결제가 한 달가량 늦어졌고, 일부 항공권 예약은 고객이 항공사에 직접 결제하는 방식으로 처리됐다고 말했다. 같은 보도에는 일부 플랫폼과 여행사가 사우디 고객 결제의 90~95%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는 내용도 담겼다. (skift.com)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자금세탁방지와 테러자금조달 차단 체계에 전략적 결함이 있는 국가·지역을 ‘증가된 모니터링’ 대상으로 분류한다. 이른바 그레이 리스트에 오른 국가는 개선 계획 이행 상황을 점검받지만, FATF 기준은 전체 고객군을 일괄 차단하는 방식보다 위험기반 접근을 요구한다.
FATF는 2024년 2월 UAE를 증가된 모니터링 대상에서 제외했다. 같은 문서에서 FATF는 위험기반 접근을 요구하면서도 전체 고객군을 일괄 차단하는 방식은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fatf-gafi.org)
UAE 중앙은행도 2026년 2월 4일 업데이트 문서에서 UAE가 2024년 2월 FATF의 그레이 리스트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이 문서는 UAE가 자금세탁방지와 테러자금조달 차단 체계를 강화해 왔다고 설명했다. (centralbank.ae)
사우디 중앙은행 규정은 고위험 고객과 자금세탁·테러자금조달 취약 국가 관련 거래에 강화된 실사를 요구한다. 고객확인의무와 위험기반 관리, 취약 국가와의 거래 위험 관리를 별도 항목으로 두고 있지만, 공개 규정상 UAE를 특정 국가로 적시해 송금을 막는 구조는 확인되지 않는다. (rulebook.sama.gov.sa) (rulebook.sama.gov.sa)
은행권의 위험기반 심사는 거래 상대방, 자금 출처, 거래 목적, 관할권 위험 등을 종합해 추가 확인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공식 제재나 송금 금지가 아니더라도 은행별 내부 기준이 강화되면 기업 결제는 서류 보완, 재심사, 중개은행 경유 과정에서 지연될 수 있다.
이번 사안은 사우디와 UAE가 금융, 관광, 물류 허브를 두고 경쟁하는 흐름 속에서 불거졌다. UAE 국영 WAM은 UAE가 2026년 5월 1일부터 OPEC과 OPEC+에서 탈퇴한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에너지 협력 틀의 변화와 기업 결제 마찰은 별개 사안이지만, 두 나라 관계를 보는 시장의 민감도는 높아졌다. (wam.ae)
기업 입장에서는 송금 자체가 막혔는지보다 결제 예측 가능성이 흔들렸는지가 더 직접적인 문제다. 여행사와 서비스업체는 항공권 발권, 숙박 예약, 법인 정산처럼 결제 시점이 중요한 거래에서 은행 심사 지연이 발생하면 예약 구조를 바꾸거나 고객에게 직접 결제를 요청해야 한다.
반대로 사우디 중앙은행과 UAE 측 설명은 제도적 차단이 있었다는 해석에 선을 긋고 있다. 사우디 중앙은행은 국가별 직접 제한을 부인했고, UAE 측은 민간기업의 비정상 지연 민원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공식 규제와 현장 체감 사이에 간극이 남아 있다는 뜻이다.
국내 기업과 투자자에게도 이번 사안은 걸프 지역 결제망의 운영 리스크를 보여주는 사례다. UAE는 중동 사업의 금융·물류 거점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고, 사우디는 대형 프로젝트와 에너지 거래의 핵심 시장이다. 두 지역을 오가는 법인 결제에는 은행별 컴플라이언스 기준과 중개은행 심사 시간이 비용으로 반영될 수 있다.
현재 확인된 사실만 놓고 보면 UAE행 송금이 공식 제재 대상이 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일부 기업 거래에서 지연과 우회 결제가 나타난 만큼, 걸프 지역 법인 결제와 여행·서비스 결제에는 은행별 심사 강도 차이가 실제 마찰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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